멕시코 독립기념일 행사에 러시아군 행진 참가…우크라 '반발'

입력 2023-09-18 04:19   수정 2023-09-18 16:49

멕시코 독립기념일 행사에 러시아군 행진 참가…우크라 '반발'
우크라대사 "전범들로 퍼레이드 얼룩"…멕시코 야당서도 비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스페인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쟁을 시작한 날(1810년 9월 16일)을 기리는 멕시코 독립기념 행사에 러시아군이 참여해 우크라이나와 멕시코 야당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멕시코 국방부 홈페이지와 주멕시코 러시아 대사관 소셜미디어 등을 종합하면 전날 멕시코시티에서 멕시코 독립기념 213주년을 맞아 진행한 대규모 열병식과 군사 퍼레이드에 러시아 프레오브라젠스키 154연대 의장대가 참여했다.
멕시코 정부에서 생중계한 당시 행사 영상을 보면 러시아 장병들은 자국 국기를 들고 소칼로 광장에 마련된 행사장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진했다.
멕시코 사관학교 창설 200주년을 겸해 열린 이날 행사는 첨단 전투 장비와 탱크 등 중화기 전시를 비롯해 공군기 비행 등 국방력을 선보이는 형태로 진행됐다. 러시아뿐 아니라 한국, 중국, 브라질, 니카라과 등 17개국도 초대받았다.
주멕시코 러시아 대사관은 소셜미디어에 "멕시코 국민을 위한 이런 중요한 행사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며 "멕시코와 러시아의 우정 만세, 멕시코 만세"라고 썼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사회에서 제재받는 러시아의 군 장병을 초청해 행진하도록 한 멕시코 정부 결정에 대해 강한 비판이 일고 있다.
옥사나 드라마레츠카 주멕시코 우크라이나 대사는 소셜미디어에 "러시아 연대의 참여로 멕시코시티의 군사 퍼레이드가 얼룩졌다"며 "전범(러시아군을 지칭)들의 부츠와 손은 피로 물들어 있다"고 성토했다.
드라마레츠카 대사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글을 리트윗하며 "(멕시코) 대통령의 중립 정책과 러시아 침략에 대한 비난은 일관성이 있는 것인지" 반문하기도 했다.
우파 계열 야당 연합 후보로 내년 대선에 출마할 예정인 소치틀 갈베스 상원 의원은 "멕시코 입법부와 사법부 대표를 초대하지는 않고, 권위주의 정부 군인들은 불렀다"고 비난했다. 실제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진 주요 야당 대표와 대법원장 등은 이날 불참했다.
멕시코 주요 정당인 국민행동당(PAN)의 릴리 테예스 상원 의원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무소속 에밀리오 알바레스 이카사 상원 의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늘날의 멕시코 인본주의는 침략자 푸틴의 편"이라며 비판 물결에 동참했다.
그간 멕시코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안에 동의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에는 미온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바 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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