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 쓴소리' 덩샤오핑 장남, 中장애인연합회서 퇴진

입력 2023-09-22 10:13  

'시진핑에 쓴소리' 덩샤오핑 장남, 中장애인연합회서 퇴진
집단지도체제·도광양회 버린 시진핑과 '불화'…시진핑이 사퇴 유도 관측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鄧小平)의 장남 덩푸팡(鄧朴方·79)이 중국장애인연합회(CDPF) 명예 주석 자리에서 물러났다.
22일 중국 관영통신인 신화사에 따르면 이틀 전 열린 연합회 제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덩푸팡이 물러나고 양샤오두가 신임 CDPF 명예 주석으로 선임됐다.



1944년 4월생인 덩푸팡은 1962년 베이징대 기술물리학과에 입학했으며, 1968년 문화대혁명 때 홍위병(문화혁명 초기 학생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준군사조직)의 협박에 시달리다가 베이징의 한 건물 3층에서 몸을 던진 후 하반신이 마비됐다.
1988년 중국장애인연합회를 창설해 오랜 기간 주석과 명예 주석을 맡아왔다.
중국 내 전체 장애인을 대표하는 이 연합회는 덩샤오핑이 배경에 있다는 점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도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위상이 높았다.
특히 덩푸팡은 2018년 9월 열린 CDPF 총회에서 시 주석을 겨냥한 쓴소리를 쏟아내 관심을 끈 바 있다.
그는 당시 "우리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진실을 추구해야 하며, 냉철한 마음을 지니고 우리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거만하게 굴어서도 안 되며, 자신을 비하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인 불확실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이때 우리는 평화와 발전의 방향을 고수해야 하며, 협력적이고 윈-윈(Win-win)을 추구하는 국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자체 문제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런 작심 발언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독재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집단지도체제와 "칼날의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실력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으로 미국과 충돌을 피하려 했던 부친의 노선에서 벗어난 시 주석을 겨냥한 것으로 읽혔다.
2012년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계기로 당 총서기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국가 주석 자리에 오른 데 이어 2017년 19차 당대회로 2기 집권을 시작한 시진핑이 2018년 3월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 의지를 드러낸 상황에서 덩푸팡의 이같은 견제 발언이 나왔다.
당시 시 주석은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우며 미국과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외교정책으로 도광양회 전략 폐기를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떨쳐 일어나 할 일은 한다"는 '분발유위'(奮發有爲)를 강조했다.
이로써 중국 내에선 많은 지지를 얻었으나, 중국의 G2(주요 2개국) 부상이라는 미국의 경계심을 불러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했다.



주목할 대목은 덩푸팡의 5년 전 이 '쓴소리' 연설이 있기 이틀 전 열린 CDPF 개막식에 시 주석을 포함해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모두 참석했으나, 정작 연설 당일에는 모두 자리를 비웠다는 점이다.
문제의 연설문은 CDPF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지 않으며, 연설 내용은 한 달이 훨씬 지나고 나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외교가에선 덩푸팡이 아직 명예 주석직을 수행할 수 있음에도 시 주석이 추후 반기를 들 가능성을 우려해 현직에서 물러나도록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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