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대신 안전모'…원자력 홍보대사 자처한 미스 아메리카

입력 2023-09-24 16:18  

'드레스 대신 안전모'…원자력 홍보대사 자처한 미스 아메리카
원자력공학 전공 대학생 스탠키 "원자력, 사람 살리고 전력도 제공해"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현직 '미스 아메리카'가 미국 대중을 상대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원전 확대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한창"이라면서 지난해 12월 미스 아메리카 왕관을 쓴 그레이스 스탠키(21)가 1년간 이어진 투어를 원전 홍보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스콘신 대학 매디슨 캠퍼스에서 원자력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스탠키는 이제까지 미스 아메리카로서 20여 개 주를 돌며 학교와 양로원, 주의회 등지에서 청정에너지와 핵의학을 홍보했다고 한다.
올봄 조지아주 보그틀 원전과 애리조나주 팔로버데 원전 투어에도 나섰고, 이달에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원자력협회 심포지엄에서 연설하기도 했다.
스탠키는 WSJ에 "우리 아빠를 두 차례 암에서 구한 것도 그 산업(원자력)"이라며 "미국의 전력 20%를 공급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미스 아메리카가 초청받는 곳은 미국위문협회(USO) 행사나 백악관 등지인데, 스탠키의 투어에 함께 나서는 사람들은 드레스와 힐을 벗어 던지고 청바지, 부츠, 안전모 차림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는 미스 아메리카 왕관을 후임에게 물려주고 난 후에도 원전 업계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내년 원전 업체 컨스털레이션 에너지 입사가 결정됐는데, 이곳에서 핵연료 엔지니어로서 일하면서 홍보 업무도 맡을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뿐 아니라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챗GPT를 만든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기후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 확대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원자력은 고비용과 긴 건설 기간, 발전소 폐쇄 문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재난 등에 대한 우려로 대중적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스탠키는 "원자력은 (영화 속) 고질라를 만든 것처럼 항상 악역이었다"며 "원자력에 대해 문제로 거론된 것들은 사실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원자력은 훌륭한 선물인데, 우리는 이에 등을 돌렸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인들은 새 자동차, 새 TV를 원하고 끊임없는 기술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제 원자력이 무엇이 잘못된 것이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때 미국에선 원자력에 대한 매우 친근한 이미지가 조성된 바 있다고 WSJ은 소개했다.
1957년 월트 디즈니 TV시리즈 '우리 친구 원자'(Our Friend the Atom)가 방영되는가 하면, 버섯구름 장식을 한 수영복 차림의 여성이 '미스 원자폭탄' 홍보 사진에 등장하는 등 1950년대 원자력은 경제적 이득을 줄 미래형 기술로서 화려한 이미지였다.
그러나 원자력이 주목받는 동시에 반핵 운동도 확산하기 시작했다. 1951년도 미스 아메리카 욜란드 벳베즈 폭스도 반핵운동에 동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원자력을 향한 미국인들의 시선은 양분돼 있으나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영향 탓인지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뀌는 추세다.
지난달 9일 발표된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7%가 원자력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2020년 43%보다 높아진 비율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35년까지 '100% 청정에너지'를 달성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원전이 사실상 탄소 배출이 없는 전기를 생산하는 핵심 발전원이라고 보고 원전 유지 및 확대에 힘쓰고 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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