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남중국해 해상장애물 제거' 필리핀 비난…"도발 말라"

입력 2023-09-27 13:08   수정 2023-09-27 13:34

中정부, '남중국해 해상장애물 제거' 필리핀 비난…"도발 말라"
관영지, 필리핀 영유권 주장에 "美 끌어들이지만 국익에 도움 안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필리핀 당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주변에 중국이 설치했다는 '부유 장애물'을 철거하자 중국 외교부는 이를 '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반발했다.
2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원빈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장애물을 성공적으로 철거했다'는 필리핀 해안경비대 발표에 대해 "필리핀 측의 성명은 완전히 혼자서 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왕 대변인은 이어 "황옌다오의 주권과 해양 권익을 지키겠다는 중국의 결심은 흔들림이 없다"며 "우리는 필리핀이 도발해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22일 해양 순찰 도중 스카버러 암초 부근에서 중국이 설치한 부유식 장벽을 발견했다.
필리핀 해경이 24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사진·영상에는 중국 해경선 3척 등이 밧줄에 부표를 여럿 이은 약 300m 길이의 부유식 장벽을 설치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필리핀 당국은 중국의 이런 조치가 필리핀 어민의 조업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25일 브리핑에서 "필리핀 어업·수산자원국의 공무선 한 척이 중국의 허락 없이 황옌다오 부근 해역에 무단 침입하고 황옌다오의 석호(潟湖·퇴적지형 등이 만의 입구를 막아 바다와 분리돼 생긴 호수)를 들이받으려 했다"며 자국 주권 영역에서 필리핀 선박을 몰아내기 위해 적법한 조치를 했다고 맞섰다.
그러나 필리핀은 이 장애물을 없애겠다고 공언했고, 25일 오후 철거 작업을 마쳤다.

필리핀의 철거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중국 관영매체들은 필리핀이 남중국해 문제에 미국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중국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분석가들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황옌다오를 둘러싼 상황은 최근 필리핀의 남중국해 도발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며 "필리핀은 중국을 도발하기 위해 미국에 의존하는 데 열중하지만, 미국은 필리핀과 관련해선 절대로 중국과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필리핀은 중국의 자제와 관용을 약점으로 보고 상황을 오판해서는 안 된다"며 "도발은 필리핀의 국익에 어떤 도움도 안 될 것"이라는 중국 해군 전문가 장쥔서의 언급을 소개하기도 했다.
스카보러 암초 지역은 필리핀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여온 곳이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르면 각국은 해안가 370㎞ 구역 내에서 자연 자원에 대한 관할권을 지닌다고 명시돼있는데, 스카보러 암초는 필리핀 본섬인 루손에서 서쪽으로 240㎞, 중국 하이난에서 900㎞가량 떨어져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왔고, 2012년엔 영유권을 주장하며 스카보러 암초를 강제로 점거했다.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했고, PCA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지난 2016년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같은 입장을 고수해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 등 주변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달 5일에는 스프래틀리 군도의 세컨드 토마스 암초 부근에서 중국 해안경비정이 필리핀 군용 물자 보급선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해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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