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 대표 연설에 20대 남성 난입, 반짝이 뿌려

영국 노동당 대표 연설에 20대 남성 난입, 반짝이 뿌려
키어 스타머 대표 "10년 국가 쇄신…주택 150만가구 건설, 하마스 비판"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제1 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가 연설하기 전 20대 남성이 반짝이를 뿌리며 방해했다가 체포됐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리버풀에서 개최된 노동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스타머 대표가 기조연설을 시작할 때 한 남성이 단상에 뛰어올랐다.
이 남성은 "진정한 민주주의는 시민이 주도한다", "정치를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스타머 대표의 머리와 어깨에 반짝이를 뿌렸다.
그는 곧 경찰관들에게 폭행, 치안방해, 공공 소란 혐의로 체포돼 끌려갔다.
민주적 개혁을 추구하는 단체 '대중은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성명을 내고 자기들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야즈 아쉬마위라는 이름의 이 남성(28)은 과격 기후변화 운동 단체 '멸종 반란'(XR) 회원이다. 그러나 멸종 반란은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면서도 이번 일을 기획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스타머 대표는 별달리 동요하지 않은 모습으로 반짝이가 묻은 재킷을 벗고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이런 일이 날 괴롭힐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나를 잘 모르는 것"이라고 농담했다.
그는 "저항이냐 권력이냐? 그것이 우리가 당을 바꾸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어 스타머 대표는 '10년간의 국가 쇄신'을 약속하고 주택 150만가구 건설, 국민보건서비스(NHS) 개혁, 경찰관 확대 등의 구상을 발표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 사태와 관련해서 "하마스의 행동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으로 예상되는 총선에서 노동당 승리가 점쳐지는 상황인 만큼 이날 스타머 연설은 큰 주목을 받았고, 당원들은 행사장을 꽉 채우고 12차례 기립박수를 보냈다.
노동당은 2019년 총선에서 84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고 이듬해 제러미 코빈 당시 대표를 내보냈는데 그 후임으로 뽑힌 인물이 스타머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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