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물가지표에 '3% 인플레 고착' 우려…고금리 오래 가나

입력 2023-10-13 11:57  

美 9월 물가지표에 '3% 인플레 고착' 우려…고금리 오래 가나
주거·서비스 인플레 여전히 안심 못해…연준 인사 "진전 고르지 않아"
선물시장서 12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 하루 만에 28.2→33.7%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기대만큼 빠르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 2%보다 높은 3%대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거비와 서비스 비용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만큼, 연준이 조만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기는 힘들며 '더 높은 기준금리를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주목받고 있다.

◇ 9월 CPI 상승률, 8월과 같은 3.7%…주거비 7.2% 올라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방송 등 미국 매체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7%, 전월 대비 0.4%를 기록했다.
이는 8월 상승률 3.7%, 0.6%와 같거나 소폭 개선된 것이지만, WSJ이 집계한 이달 시장 전망치 3.6%와 0.3%는 넘어선 것이다.
CPI 상승률(전년 대비)은 1월 6.4%에서 6월 3.0%까지 내려갔지만 기저효과 약화와 유가 상승 등에 따라 7월 3.2%로 올라온 바 있다.
지난해 모든 영역에서 물가가 급등하며 CPI 상승률이 9%를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있지만, 주거비와 서비스 등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9월 중고차와 의료서비스 부문 물가 압력은 완화됐지만 주거비(7.2%)와 서비스(5.7%·에너지 부문 제외) 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 두 영역의 인플레이션은 경기 순환적 성격인 식품·에너지나 중고차·신차 물가보다 더 떨어지기 어려운 만큼,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 게 보기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물가지수 구성항목 중 가중치가 가장 큰 주거비는 41개월 연속 상승했다. 주거비 상승은 9월 근원 CPI(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 제외) 상승률 4.1% 가운데 3분의 2가량을 차지했다.
미국 주택 시장에서는 고금리 여파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견조한 경제 상황과 주택 매물 감소 등에 따라 주택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 선물시장서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힘 실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는 미 국채 장기물 금리가 크게 오른 만큼 기준금리 인상 필요가 줄어들었고 금리 인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까지 힘을 얻은 바 있지만, 이날 CPI 발표 이후 다시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부각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전날 9.1%에서 10.8%로 올라갔다. 12월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높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하루 사이 28.2%에서 33.7%로 높아졌다.
내년 6월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낮을 것으로 보는 견해는 하루 사이 64.9%에서 56.6%로 내려갔다.
이날 국채 금리 상승 속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5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62%), 나스닥지수(-0.63%) 등 미국 3대 지수는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미국 부동산 서비스업체 브라이트ML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사 스터티반트는 "강력한 9월 고용 지표와 9월 CPI 상승률 3.7%를 함께 보면 연준이 정말 연내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주노는 인플레이션이 고공 행진했던 때 체결됐던 주택 임대 계약이 갱신되면서 임대료가 내려갈 것이라는 당국의 기대와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임대료 인상 등 근본적 요인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추가적인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조사업체 TS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안정을 위해 얕은 수준의) 침체가 필요하다"면서 "마술처럼 2%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싱크탱크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기본적으로 하향 추세"라면서 "이번 CPI 발표로 인내심 있게 지켜볼 수 있다는 최근 연준 인사들의 메시지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준인사 "물가 안정성 회복에 시간 걸릴 것"…소비지출 발표도 주목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발표된 9월 CPI에 대해 가격 안정성 회복 과정에서 세부 부문 별로 진전이 고르지 않음을 보여준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다시 한번 주장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투표권이 없는 그는 "이번 CPI는 물가 안정성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임을 상기시켜 준다"면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지속성 있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준금리 고점에 도달했거나 매우 가까워졌다고 보지만, 아직 추가 긴축안을 테이블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FOMC 회의에서 나온 집단적 견해와 같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채권 금리 상승에 따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낮아졌다는 견해에 동의하며 "채권 금리가 계속 오르면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통화 긴축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앞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위치에 있다"면서 "(채권금리 상승 등) 금융 시장 긴축이 우리가 해야 할 일 일부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연준의 판단 근거는 CPI보다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인 만큼, 31일부터 이틀간 진행될 FOMC 회의를 앞두고 27일 발표될 9월 PCE 지수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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