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온라인 젠더 갈등 불똥…등 터지는 게임 업계

입력 2023-10-21 11:00  

[게임위드인] 온라인 젠더 갈등 불똥…등 터지는 게임 업계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과열된 남녀 갈등에 게임 업계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게임 바깥의 극단적 젠더 이슈가 게임사 직원들의 소셜미디어로 번지고, 게이머들은 여기에 반발하는 등 또 다른 논란을 낳으며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 게임사 직원 소셜미디어 글에 게이머들 "해고하라" 집단행동
대표 사례는 지난 7월 국내 인디 게임사 '프로젝트 문'의 모바일 게임 '림버스 컴퍼니'에서 일어난 일련의 논란이다.
게임 운영 방향에 불만을 품고 있던 일부 이용자들이 '림버스 컴퍼니' 제작에 참여한 원화가 A씨를 겨냥, 과거 소셜미디어에 페미니즘 집회인 '혜화역 시위' 관련 글이나 한국 남성을 비난하는 취지의 게시물을 공유한 것을 지적하며 A씨를 해고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몇몇 남성 게이머들은 직접 프로젝트 문 본사를 찾아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프로젝트 문은 대표 명의 입장문을 통해 "해당 담당자의 작업물을 향후 게임 내에 포함하지 않겠다"며 "논란이 된 직원과 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또 다른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PM유저협회'는 프로젝트 문의 이런 대응이 직원 '사상검증'에 따른 부당해고라고 비판하며 논란은 확산했다.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의 지부인 경기청년유니온은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프로젝트 문에 투자한 기업까지 비판하고 나섰다.
프로젝트 문은 추가 입장을 통해 "논란이 된 작업자에게 사상적인 이유를 문제 삼지도, 해고 통보를 하지도 않았다"며 A씨가 자발적으로 퇴사 의사를 밝혔다고 해명했다.



콩스튜디오가 제작하고 카카오게임즈[293490]가 서비스하는 '가디언 테일즈'에서도 유사한 일이 일어났다.
운영진은 지난 8월 이용자들이 그린 팬 아트를 게임 내 의상으로 만들어 주는 공모전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일부 이용자들은 1등 당선작을 그린 작가가 극단적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며 소셜 미디어상에서 당선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가디언 테일즈' 운영진은 이에 수상 사실이나 경품 자체는 취소하지 않되, 해당 이용자가 그린 당선작을 게임에 구현하지 않기로 했다.
청년유니온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조사한 게임 업계 내 여성 노동자에 대한 사상 검증, 온라인 괴롭힘 사례를 공개하며 고용노동부에 게임 업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 "직원들 소셜미디어 사용 막기 어려워" 난감한 게임 업계
이런 논란은 2016년 나딕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던 '클로저스'에서 맨 처음 불거졌다.
넥슨은 당시 '클로저스'에 참여한 한 여성 성우가 소셜미디어상에서 지금은 없어진 극단적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지지했다는 비판이 일자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성우로 교체했다. 이는 게임 업계 안팎에서 격렬한 남녀 갈등의 계기가 됐다.
이후 스마일게이트의 '소울워커', 중국 게임사 XD글로벌이 서비스하던 '소녀전선'·'벽람항로'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속감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특정 게임사 직원의 부적절한 게시물을 표적으로 삼아 문제를 제기하면, 회사 측이 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오래전부터 반복돼온 셈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 게임사로서는 이런 대응이 주 고객층의 이탈과 기업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일 수 있다. 또 앞서 언급된 사례들에서 원화가나 성우를 교체한 사실이 법정 분쟁까지 번진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혐오와 적대로 치닫고 있는 젠더 갈등이 남녀 모두가 즐기는 게임에서 지속해 불거지는 것이 과연 지속 가능한 방식일지는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게임 업계도 이런 움직임이 난감하다는 눈치다.
이직이 잦은 게임업계 특성상 직원들이 본인을 알리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일이 잦고, 회사 입장에서 이를 일일이 모니터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판교의 한 게임사 관계자는 "요즘은 신입사원 교육에서도 소셜미디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여러 차례 당부하고 있지만, 별도의 가이드라인이나 징계 지침을 만드는 일은 그 자체가 논란이 될 수 있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게임산업 규모가 커지며 기존 게임산업의 주 고객이던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게이머의 수가 많이 늘어났고, 업계에도 다양한 배경과 전공의 인력이 들어오다 보니 사회적 갈등이 게임에서까지 분출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juju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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