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미, 최악상황시 이·레바논내 수십만 자국민 대피계획 준비"

입력 2023-10-24 15:53  

[이·팔 전쟁] "미, 최악상황시 이·레바논내 수십만 자국민 대피계획 준비"
"확전 우려·아랍 지역 시위 격화에 최악 시나리오에 대비…고난도 작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격화할 경우 이스라엘과 레바논에서 자국민 수십만명을 대피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익명의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이스라엘과 레바논에 사는 미국인 60만명 이상을 대피시키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정도 규모의 대피보다는 다른 시나리오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모든 것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라고 말했다.
이들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확전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최근 많은 사람을 갑자기 이주시켜야 하는 문제에 대해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미국 국무부 추산에 따르면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당시 이스라엘에는 60만명, 레바논에는 8만6천명의 미국인이 체류하고 있었다.
그간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중동 지역에 있는 미국인들이 공황 상태에 빠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런 대규모 대피 계획을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행위자들이 이번 분쟁에 참여하는데 대한 불안감으로 최근 태도가 바뀌었다고 WP는 전했다.
이스라엘이 지상전 강행 의지를 보이는 데다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개입 가능성이 점점 커지면서 이번 분쟁의 확전 우려도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아랍과 이슬람 국가 전역으로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들을 규탄하는 시위가 확산하면서 중동의 미국 외교공관 직원들과 미국 시민들이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안보 전문가인 브루스 리델은 이스라엘이 모로코,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관계 정상화를 위해 맺은 '아브라함 협약'을 언급하며 "지난 10년간 우리는 아랍과 무슬림 세계가 더 이상 팔레스타인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들었지만, 팔레스타인이 돌아왔다. 사라진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미 국무부는 해외에 체재하는 자국민에게 "세계 여러 곳에서 고조된 긴장과 미국 국민 및 그 이해관계를 겨냥한 테러 공격, 시위, 폭력적 행동의 가능성 때문에 해외의 미국 국민에게 더욱 (신변 안전에) 주의할 것을 권고한다"며 안전주의보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특정 사안' 때문이라며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이번 주의보 발령의 주된 배경이 된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중동지역 내 미국인 대피는 그 규모에 따라 최근 그 어떤 작전보다도 어려울 수 있다고 관측한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수잰 멀로니 외교정책 담당 부국장은 "이스라엘에 미국인 60만명이 있고 중동 지역 전역에 걸쳐 미국인들에 대한 위협이 있기 때문에 규모와 범위, 복잡성 면에서 이번과 비교할 수 있는 정도의 대피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시리아와 이라크 등 중동의 미군 기지를 겨냥한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이라크-요르단 국경과 인접한 시리아 내 미군기지를 겨냥한 자폭 드론(무인기) 공격이 시도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라크 서부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는 18일과 19일, 21일 세 차례에 걸쳐 자폭 드론이나 로켓 등으로 공격을 받았다.
미 국방부는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22일에도 다연장 로켓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라크 북부 아르빌의 알하리르 공군기지는 18일 기지를 공격하려는 드론을 격추했고, 시리아에선 같은 날 알탄프 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한 명이 경상을 입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이 명시적으로 이 같은 공격을 명령했다고 보진 않지만, 이들 무장세력이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이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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