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드러낸 금감원 특사경…"'특수통' 이복현 스타일 반영"

입력 2023-10-25 07:25  

존재감 드러낸 금감원 특사경…"'특수통' 이복현 스타일 반영"
2019년 출범 후 역할 미미 평가…대대적 카카오 수사로 이목 집중
김범수 '이례적' 공개 소환에 이어 법인 기소까지 저울질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대대적인 카카오 시세조종 의혹 수사에 나서며 출범 4년 만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금감원 특사경은 서울남부지검 지휘를 받는 구조지만 '특수통' 검사 출신 이복현 금감원장의 수사 경험과 전문성이 대형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자신감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 '자본시장 경찰' 목적 출범…증권사→일반 대형사 확대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특사경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수사에 특화된 조직으로 2019년 7월 공식 출범했다.
금감원 소속으로 민간인 신분이지만 검찰 지휘를 직접 받아 경찰과 같은 수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긴급조치(패스트트랙)로 검찰에 이첩한 사건 등에 한해 압수수색, 통신 조회, 출국금지 등 강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금감원 소속 직원 10명으로 출범한 뒤 작년 증권 범죄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15명으로 증원돼 '자본시장 경찰'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그러나 출범 이후 수사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았다.
1호 사건으로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의 선행매매 혐의를 수사해 검찰에 넘긴 이후 여러 사건을 처리해왔지만 존재감이 옅은 편이었다.
주로 증권사 관련자들이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사건 관심도나 파급력이 크지 않았고 인력 한계 등으로 대형 사건을 맡을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도 존재했다.
그러나 최근 하이브[352820] 직원들을 방탄소년단(BTS)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데 이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며 달라진 위상을 내보이고 있다.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대형사까지 직접 겨냥하며 수사 대상기업 '체급'을 확 높인 것이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은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천400여억원을 투입,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특사경은 배 투자총괄대표를 구속한 데 이어 지난 23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사실상 공개 소환했다. 이 때문에 특사경 출범 이래 처음으로 금감원에 포토라인이 설치되기도 했다.
특사경은 김 창업자가 시세조종 관련 내용들을 직접 보고받거나 지시했을 가능성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출입증을 발급받는 상황에서 포토라인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지 우리가 설치했다고 하긴 어렵다"면서도 "(소환이) 언론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인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 "전형적인 검사 스타일"…사건 파장 어디까지
특사경의 이러한 이례적인 행보는 혐의 입증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읽히고 있다.
'재계 거물급' 김범수 창업자를 포토라인에 처음으로 세울 정도라면 어느 정도 혐의 입증을 자신할 만한 증거들을 다수 쥐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7월 한 행사장에서 "역량을 집중해 여러 자료 분석을 진행 중이고 생각보다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 중"이라며 "어느 정도 실체 규명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과 법조계에서는 기업·금융 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하고 추진력이 강한 이 금감원장의 업무 스타일이 이번 수사에도 녹아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본래 심증이 갈수록 '쉬쉬'하며 숨기는 특징을 보여왔는데 금감원은 지금 정반대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며 "카카오 사건을 몰고 가는 모습이 전형적인 특수통 검사 스타일 같다"고 말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도 "검찰도 아니고 금감원에서 오너를 공개적으로 부른 모습이 이례적이고 낯설다"며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고 평했다.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김범수 창업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 원장이 전날 카카오 법인 처벌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사건 파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처벌받으면 카카오의 카카오뱅크[323410]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긴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10%만 남기고 나머지를 다른 회사에 넘겨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 확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심사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반면 일각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놓고 경쟁하던 카카오와 하이브가 합의를 선언하고 협력하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불필요한 시장 리스크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하이브가 시세조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금감원 조사가 시작됐지만 이후 서로 합의를 한 만큼 피해자가 없는 사건으로 볼 수도 있다"며 "금감원이 카카오 리스크를 지나치게 키우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시세조종 관련 고의성 입증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카카오 측 변호인들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 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그룹이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기 전에도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원)보다 높았다는 점도 변호인들의 방어 논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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