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하마스는 새로운 나치"…유엔 안보리 설전 속 헛바퀴

입력 2023-10-25 15:11   수정 2023-10-25 15:12

[이·팔 전쟁] "하마스는 새로운 나치"…유엔 안보리 설전 속 헛바퀴
美·이스라엘, 하마스 규탄…이란·아랍권은 이스라엘 비난·휴전 요구
블링컨 "이스라엘, 민간인 피해 예방조치 필요…교전 일시중지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놓고 2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아랍권이 팽팽한 설전을 벌였다.
미국·이스라엘 측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살해 등 잔혹 행위를 규탄하고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강조한 반면, 이란·아랍권은 이스라엘의 반격에 따른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를 비난하며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의제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이번 전쟁에 이란이 개입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이란과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이 전쟁이 확대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만약 이란이나 이란을 대리하는 세력이 어느 곳에서든 미국인을 공격할 경우, 우리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미국의 안보를 지킬 것"이라며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말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또 전쟁이 확산할 경우 "팔레스타인인·이스라엘인뿐만이 아니라 이(중동) 지역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대단히 파괴적일 것"이라며 "불길에 연료를 붓지 말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다만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은 하마스가 저지른 학살의 책임이 없다며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로 구호물자가 들어가고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군사적 행위의 '인도적 일시 중지'(humanitarian pauses)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민간인 살해 등 폭력을 규탄하고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재확인하는 안보리 결의안을 추진 중이다.

이스라엘은 미국보다 더 나아가 팔레스타인 등의 휴전 요구를 거부하고 하마스를 "새로운 나치"로 지칭하며 이번에 없애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하마스를 마지막 한 명까지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 정당하다며 "하마스 파괴는 이스라엘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은 이스라엘, 그리고 다음 날은 서방부터 시작해 모두의 현관문 앞에 하마스와 공격자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문명 세계가 하마스 격퇴를 위해 단합해서 이스라엘을 뒤에서 밀어달라"고 요구했다.
또 아랍권 등의 휴전 요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당신의 존재 자체를 죽이고 파괴하겠다고 맹세한 자들과 휴전하는 데 동의할 수 있느냐"며 일축했다.
코헨 장관은 카타르가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하마스에 붙잡혀간 인질 200여명의 운명은 카타르 국왕 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하마스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란은 미국의 비판을 맞받아치고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관련해 이란을 부당하게 비난하려 했다면서 그의 "근거 없는 주장"을 명확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고 군사 지원을 신속히 제공함으로써 "무고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잔혹한 학살의 공모자가 됐다"고 비난했다.
또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이 점령군이어서 유엔 헌장에 따른 자기 방어권을 갖고 있지 않은 데 비해 팔레스타인 주민의 자기 결정권·자기 방어권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경쟁 정파인 파타가 다스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리야드 알말리키 외무장관도 즉각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알말리키 장관은 "우리는 점령군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주민을 상대로 의도적이고 시스템적이고 야만적으로 자행하는 현재 진행형 살육을 멈추기 위해 여기 모였다"며 국제법에 따르면 이를 멈추는 것은 "전 인류적 의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만명 이상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매일 밤낮 생존을 위해 허덕이고 있다면서 더 큰 인도적 재앙과 확전을 막기 위해 이 지역에서 즉각 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도 미국 정부가 중동 지역 분쟁 해결에 나서지 않는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며 미국 비판에 가세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러시아가 주도한 안보리 휴전 촉구 결의안을 부결시킨 것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의 결의안에 대해 "즉각적·무조건적 휴전에 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이 빠졌다"며 반대하고 러시아도 수정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요르단의 아이만 사파디 외교장관은 유엔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쟁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레바논과 또 다른 전선으로 번질 위험성이 있다"며 확전 가능성이 "진정한 위험"이라고 우려했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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