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야생 침팬지 폐경 첫 확인…영장류에선 사람 이어 두번째

입력 2023-10-27 03:00  

[사이테크+] 야생 침팬지 폐경 첫 확인…영장류에선 사람 이어 두번째
美 연구팀 "야생 침팬지 폐경 다수 확인…폐경 발생·진화 연구에 기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지금까지 포유류 중 사람과 이빨고래류만 암컷의 생식 기능이 멈추는 폐경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미국 연구팀이 아프리카 야생 침팬지들도 폐경을 겪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브라이언 우드 교수팀은 27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아프리카 우간다 서부 키발레 국립공원 내 응고고 야생 침팬지 공동체를 20여년 간 관찰 연구해 암컷들이 폐경을 겪고 이후에도 공동체에서 계속 살아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침팬지 생식능력은 30세 이후 감소하고 50세 이후에는 새끼를 낳지 않았다며 이 연구 결과는 자연에서 폐경과 생식 능력 소멸 후 생존이 발생하는 이유와 인간에서 폐경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암컷에게 폐경이 일어나는 현상은 포유류 중에서는 이빨고래 몇 종에서만 관찰됐고, 영장류 중에서는 인간만 폐경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폐경의 진화적 이점이 분명치 않기 때문에 폐경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명확히 설명하기는 어려우며, 다른 영장류에는 없는 폐경이 왜 인간에게만 진화했는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우드 교수는 "전 세계 사회에서 가임기가 지난 여성은 경제적으로나 현명한 조언자로서 또는 손주를 돌보는 일 등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런 삶의 역사가 인간에게 어떻게 진화했는지는 흥미로우면서도 어려운 퍼즐"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동물들과 달리 인간이 폐경 후 계속 살아가는 현상을 폐경 후 여성이 손자를 돌봄으로써 자녀의 출산율과 손자 생존율을 높여 자기 유전자가 후손에게 더 많이 전달되도록 적응 진화한 것이라는 '할머니 가설'로 설명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1995~2016년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 내 응고고 야생 침팬지 공동체에 있는 암컷 185마리의 사망률과 출산율을 조사했다. 또 관찰된 모든 어른 암컷에 대해 번식을 마친 후 살아있는 기간을 조사하고 14~67세 암컷 침팬지의 소변 샘플을 채취해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이들은 난포 자극 호르몬과 황체 형성 호르몬, 에스트로젠과 프로제스틴 같은 난소 스테로이드 호르몬 등 인간의 폐경과 관련된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침팬지들의 생식능력은 30세 이후 감소해 50세 이후에는 새끼를 낳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호르몬 데이터 분석 결과 암컷들은 50세 정도부터 여성들이 폐경기에 겪는 것과 비슷한 폐경기 전환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컷 침팬지들도 폐경이 일어난 50세 이후에도 계속 공동체에서 사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이 폐경 후 살아가는 기간은 14세에 성체가 되는 것을 기준으로 할 때 전체 성체 기간의 약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러나 응고고 공동체 침팬지들은 폐경 후 자녀 양육에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폐경 후 수명이 길어지는 적응 진화를 설명하는 데 사용돼 온 '할머니 가설'이 적용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우드 교수는 "이 연구는 폐경과 폐경 후 생존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 광범위한 종과 사회 생태학적 조건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식단 개선과 포식자에 잡아먹힐 위험 감소 등이 인류 생활사 진화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연구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Brian M. Wood et al., 'Demographic and hormonal evidence for menopause in wild chimpanzees', https://doi.org/10.1126/science.add5473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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