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중 악재에 둘러싸인 증시…2,300 내준 코스피 바닥은

입력 2023-10-26 19:08  

4중 악재에 둘러싸인 증시…2,300 내준 코스피 바닥은
고금리·중동 전쟁·빅테크 실적 실망·수급 불안 등 악재 누적
증시 전문가들 "변동성 당분간 지속…투매 동참은 경계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웅 임은진 송은경 이민영 기자 = 주식시장이 26일 대내외 악재에 밀려 연초 수준으로 후퇴했다.
코스피는 지난 7월 한때 2,700고지를 넘보다 2,300선까지 물러섰다.
장기화하는 고금리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 악화와 국내 수급 불안 등 악재가 누적되면서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악재에 민감해진 데다 단기간 내 대외 변수들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바닥을 예단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시장 전반의 가격 수준에 비춰볼 때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에 투매에 동참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 누적된 악재에 코스피 2,300선 아래로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4.09포인트(2.71%) 하락한 2,299.08로 거래를 마쳤다. 2,300선 아래로 내려선 건 지난 1월 6일(당시 종가 2,289.97)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26.99포인트(3.50%) 떨어진 743.85로 마감했다.
이날 급락 장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의 상승이 꼽힌다.
지난주 글로벌 금융위기가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5%대로 올라섰던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 11.30bp 상승한 4.956%를 기록했다.
그 여파로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도 10원 넘게 오르는 등 증시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이 충격을 받았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내에 대규모 심야 공격을 가하는 등 지상전으로 치닫는 중동 정세도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요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간판 빅테크 기업인 구글의 실적에 대한 실망으로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가 전날 9% 이상 급락한 것이 반도체주 등 국내 증시 주도주에 직격탄이 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알파벳의 주가 폭락으로 미국 증시의 방향성이 훼손된 데 대한 불안감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반등에 대한 부담,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 점점 가시화되는 데 따른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급락세가 연출됐다"고 분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나 중동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은 사실 그리 나쁘지 않지만 시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영풍제지[006740] 하한가 사태 등으로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하고 신용거래가 위축된 것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김대준 한투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높아진 게 시장 약세 압력의 가장 큰 이유고 추가적으로 국내 신용 사용이 제한된 부분이 있어서 신용을 못 쓰는 종목들의 낙폭이 컸다"고 말했다.

◇ 증시 변동성 당분간 지속될 듯
고금리와 중동 정세 등 주요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커 증시의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가 너무 올라가는 게 국내 증시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라며 "금리 상승은 미국 정부의 과도한 재정지출이 근본적인 원인이어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상당히 긴축적인 환경이 오래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준 연구원도 "금리 환경이나 증시 수급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약세 압력이 좀 더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달 31일~내달 1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증시의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박희찬 연구원은 "다음 주 FOMC를 지켜봐야겠지만 시장 금리 상승으로 긴축 상황이 더 강화돼 기준금리를 움직이려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질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이후 시장의 반전 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전문가들 "과매도 권역…투매 동참 경계해야"
증시의 바닥을 예측하기는 어려워도 분위기에 휩쓸린 매도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학균 센터장은 "증시의 바닥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시장이 비싼 권역이냐 싼 권역이냐는 대략 판단해 볼 수 있다"며 "한국 시장이 대단히 저평가됐다고 말할 순 없지만 거품은 거의 없는 수준인 것 같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라서 여전히 비싼 종목들은 하락 위험이 있지만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더 떨어진다고 해도 버텨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코스피 2,100선까지 내려갔던 작년 9월의 패닉셀링(투매)이 떠오를 정도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실적이 잘 나오는 종목들의 주가 복원력과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대략 0.8배 정도로 하락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신규 진입까지는 아니더라도 패닉셀링에 동참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전쟁 같은 글로벌 리스크는 조금씩 완화되는 추세"라며 "통상 이런 때(투매 시기)가 매수의 기회다. 반등이 조금 늦게 오더라도 매수를 고민해야 할 때지 최소한 매도할 필요는 없다"고 주문했다.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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