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조각씩 치운다' 인질·민간인 고민 담긴 이스라엘의 지상전

입력 2023-10-29 19:18  

'한조각씩 치운다' 인질·민간인 고민 담긴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전 후 최대 공격'에도 이스라엘군 "전면전은 아직"
'인치·미터 단위로 전진' 사상자 줄이는 정교한 공격으로 선회
'하마스 기습 책임론' 코너 몰린 네타냐후, 전면전 카드 택할 수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 확대를 개시한지 29일(현지시간)로 사흘째가 됐지만, 육군 병력을 대거 진입시키는 대신 국경 지대에서의 교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를 일거에 소탕하기 위한 전면 침공 시나리오를 우선으로 고려했으나, 계획을 검토한 미군의 조언에 따라 일단 제한적 규모 내에서 지상전 화력을 점증하는 쪽으로 궤도를 수정했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밤사이 가자지구에 진입하는 IDF 병력을 늘렸으며, 이들은 이미 전투 중인 병력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에서 지상 활동과 병력 규모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IDF는 유대교 안식일(금요일 일몰∼토요일 일몰)인 지난 27일 밤 가자지구 북부에 포격과 공습을 전격 감행하며 지상 작전 강화를 공식화했고, 이에 외신들은 이번 분쟁 사태가 발발한 이후 최대 규모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사흘이 지난 현재 이스라엘의 교전 양상은 애초 관측됐던 기갑·보병부대를 대거 투입하는 방식의 전면전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IDF도 "이번 지상 작전 확대는 공식적인 지상 침공 시작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을 지낸 아모스 야들린은 "인치, 미터 단위"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고, 영국 BBC 방송의 제러미 보웬 기자 역시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역을 한조각 한조각씩 치우고 있는 듯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인명 살상 가능성을 우려한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보복을 위한 전면 친공으로 줄 달음질치던 이스라엘이 이처럼 태세를 전환한 배경에는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이스라엘의 '맹방' 미국은 가장 앞장서 이스라엘 지지 목소리를 내면서도 물밑에서는 지상 작전 속도와 강도를 조절할 것을 주문해왔다.
특히 군사적 고려가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지상전 계획을 접한 미국 측은 충분한 채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 지상전 진행 방식을 단계별 확대로 바꿀 것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에 허를 찔리며 전쟁이 발발한 것과 관련한 책임론에 휘말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서는 강한 어조로 '보복'을 외치며 전장에서의 뚜렷한 성과를 거둬 이번 국면을 돌파하고자 하는 의도가 강했던 것을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의견에 더해 하마스가 억류 중인 약 230명의 민간인 인질 안전 문제, 국제사회의 인도적 일시 휴전 요구 등을 고려한 결과 전면 침공 대신 제한적 작전 확대로 방향을 틀게 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상 작전 확대 이후 이날 처음으로 이스라엘 장교와 병사 총 2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국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신중한 접근법에 점차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현직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IDF가 소규모 정찰부대를 가자지구에 먼저 투입, 하마스의 취약점을 파악해낸 후 단계적인 작전을 펼치는 방식으로 지상전을 수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앞으로도 이처럼 약점과 틈새, 공백을 노려 화력을 집중하는 '외과수술' 식 전투로 가자지구를 차츰 장악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총연장 500㎞에 달하며 가자지구 전역에 뻗어있는 땅굴을 비롯해 하마스 지휘부가 사용하는 주요 시설만큼은 분명한 목표물로 삼을 것으로 관측되며, 이 과정에서 교전 양상이 다시 180도 바뀔 가능성도 있다.
하가리 소장은 이날 앞선 브리핑에서 가자지구의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 지하에 하마스의 사령부가 있다고 언급, 지상군 투입 시 중요 목표물이 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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