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세계경제, '오일쇼크' 재발할까 촉각…아직 패닉은 없어(종합)

입력 2023-10-30 16:16  

[이·팔 전쟁] 세계경제, '오일쇼크' 재발할까 촉각…아직 패닉은 없어(종합)
亞 증시 혼조세…투자자들, 확전 가능성 작게 보며 대체로 '차분'
국제유가 하락 반전·금값 약세…달러가치는 보합
"호르무즈해협 봉쇄될 경우 유가 250달러 이상으로 상승"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해 본격적인 지상전에 나서자 세계 경제는 확전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1973년 '오일 쇼크'가 벌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전쟁이 주변국으로까지 번질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 우위를 보이면서 아직 패닉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 "분쟁의 국제화, 1973년의 시나리오에 매우 가깝게 만들 것"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그동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공습, 지상군 투입, 새 안보 체제 구축 등 3단계로 치르겠다고 공언해왔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지상전 개시로 해석됐다.
중동에서 충돌 확대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세계정세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한층 키우고 있다.
특히 시장은 이번 전쟁이 이란 등 주변국으로까지 확대돼 국제유가 급등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고 세계 공급량의 3분의 1을 담당한다.
전 세계 하루 해상 석유 수출량의 37%가 이동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가 25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세계 경제 성장을 0.15% 줄이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0.4%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급등은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해 물가 상승 억제와 연착륙을 동시에 노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들에 큰 골칫거리가 된다.
1973년 '오일 쇼크'가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랍 산유국들이 당시 중동 전쟁 때 석유 무기화 정책을 실행하자 석유 공급 부족과 유가 상승으로 세계 경제는 큰 혼란에 빠졌다.
1970년대 10% 안팎의 고성장을 구가하던 한국도 2차 오일 쇼크의 영향으로 1980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투자은행 ING의 프란시스코 퀸타나 투자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분쟁의 국제화는 우리를 1973년의 시나리오에 매우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유가 하락 반전…亞증시 혼조세
투자자들은 확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패닉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TA-35 지수는 지상전 개시 발표 다음날인 29일 1.33% 상승한 채 마감해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TA-35 지수는 지난 7일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전쟁을 선포한 뒤 11%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 27일 투자 메모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이스라엘의 올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11%(계절조정치)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증시도 각각 1% 미만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에 이집트와 쿠웨이트 증시는 각각 0.8%, 2.5% 내렸다.
국제유가는 뉴욕거래소에서는 상승했지만, 아시아 거래에서는 배럴당 89달러대에 머물며 전 거래일에 비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이 당초 공언보다 더 조심스러운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어 전쟁이 계속 억제된 채 수행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키운 점을 하락 전환의 배경으로 꼽았다.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코스피(0.34%)와 대만 자취안지수(0.09%)가 상승한 채 장을 마쳤고, 한국시간으로 30일 오후 3시40분 현재 상하이종합지수(0.25%)와 선전성분지수(1.47%) 등 중국 본토 증시도 오름세다.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은 정부가 주도하는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 신호가 나왔기 때문이다.
반면에 같은 시간 홍콩 항셍지수(-0.28%)는 내리고 있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 -0.95%)와 호주 S&P/ASX 200 지수(-0.79%)도 하락 마감했다.
일본 증시 부진에는 중동 리스크보다는 최근 끈질긴 인플레이션으로 일본은행(BOJ)이 31일 끝나는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더 영향을 미쳤다.
앞서 미국 다우존스지수와 S&P500은 각각 1.12%와 0.48% 하락 마감했지만, 나스닥지수는 0.38% 올랐다.
미국 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달 중순 13에서 21로 오르긴 했지만, 지방은행 위기가 확산한 지난 3월의 27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 안전자산 금 약세…달러가치는 보합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현물가격은 이날 오후 싱가포르 시장에서 0.2% 넘게 내려 온스당 2천달러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가격이 9% 이상 오르는 등 스위스 프랑, 미 단기 국채 등과 함께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수혜 투자처로 꼽혔다.
또다른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환 지수도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베컬리서치의 톰 홀랜드와 셰옌메이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불안정하게 할 만큼, 예를 들어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올라가고 안전자산으로 대규모 자금이 몰릴 정도로 심각한 확전은 단기적으로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에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 대통령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대응을 경고했지만 외무장관은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anfou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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