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해 따라 움직이는 해바라기 비밀…"굴광성과는 다른 메커니즘"

입력 2023-11-01 06:00  

[사이테크+] 해 따라 움직이는 해바라기 비밀…"굴광성과는 다른 메커니즘"
美 연구팀 "해바라기가 태양 따라 움직일 때 굴광성과 별개 분자경로 작동"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해바라기는 어떻게 태양을 따라 움직일 수 있을까? 해바라기가 태양을 따라 움직이는 데에는 빛의 방향으로 식물이 자라게 하는 '굴광성'과는 다른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Davis) 스테이시 하머 교수팀은 1일 과학저널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서 해바라기를 실내와 야외에서 기르며 유전자 발현 차이 등을 분석한 결과 해바라기가 태양을 따라 움직일 때는 이전에 생각했던 굴광성과는 다른 새로운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부분 식물은 빛을 받으면 그 방향으로 자라는 굴광성(phototropism)을 띠며, 해바라기는 여기에 하루주기 속에서도 꽃이 피는 줄기 끝부분이 태양을 따라 움직이는 향일성(heliotropism)을 보인다.
식물학자들은 그동안 해바라기의 향일성에도 청색광을 감지해 식물 호르몬 재분배를 유발, 굴광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빛수용체인 '포토트로핀'(phototropin) 기반의 메커니즘이 작용할 것으로 추정해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실내 실험실에서 키운 해바라기와 야외에서 키운 해바라기에서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는지를 조사했다.
해바라기가 실내에서 청색광을 향해 구부러지며 성장할 때 유전자 활동 패턴과 들판에서 태양을 따라 움직일 때 유전자 활동 패턴을 비교했다.
그 결과 실내에서 자란 해바라기는 빛을 향해 자라게 하는 포토트로핀과 관련된 유전자가 활성화됐지만, 야외 햇빛 속에서 해를 향해 움직일 때는 유전자 발현이 완전히 다른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에서 청색광에 반응해 굴광성을 일으키는 유전자 중 일부는 들판에서 태양을 따라 움직일 때는 활동성에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이른 아침 해가 동쪽에 있을 때 해바라기 줄기 서쪽 부분에서 작동해 그늘 속의 원적색광을 감지하는 빛 반응 시스템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러나 향일성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하머 교수는 이 결과로 볼 때 (향일성 과정에서) 굴광성의 포토트로핀 경로는 배제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해바라기가 해를 따라 움직이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늘막으로 청색광이나 자외선, 적색광, 원적색광을 차단해도 해바라기가 해를 따라 움직이는 데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특정 파장의 빛이 없어도 해바라기가 태양을 따라 움직일 수 있음을 뜻한다며 이는 해바라기의 향일성에 서로 다른 파장의 빛에 반응하는 여러 경로가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하머 교수는 "이 결과는 해바라기가 태양을 따라 움직일 때 굴광성과는 다른 분자 경로를 사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굴광성을 일으키는 광수용체들은 해바라기의 태양 추적 운동에서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출처 :PLoS Biology, Stacey Harmer et al., 'Multiple light signaling pathways control solar tracking in sunflowers', http://dx.doi.org/10.1371/journal.pbio.3002344s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