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술핵무기 동원 '확장억제' 강화방안 거론…현실성은

입력 2023-11-01 11:51  

美 전술핵무기 동원 '확장억제' 강화방안 거론…현실성은
아산정책연·랜드연구소 보고서에서 '전술핵 B61' 활용 제언
한미 현단계 '정책 옵션' 제외했지만 향후 정세변화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우리는 확장억제 공약에 대해 분명히 해왔으며 한국, 일본 등 역내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이 3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 생산을 지속할 경우 미국 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최근 민간단체 보고서와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리는 역내 어떤 유형의 문제도 예방할 수 있는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 등과) 긴밀하게 계속 협의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보고서란 미국 랜드연구소와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달 30일 발표한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북한은 이미 한국에 실제적인 위협을 가할 핵무기 전력을 확보했고, 미국에도 심각한 위협을 가할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한미 양국이 미국 전술핵무기 일부를 한국 안보를 지원하는 용도로 지정하고 나아가 한국에 실제 배치하는 단계적 대응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 생산 동결을 끌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단계별 대응 중에서 "한국이 비용을 부담해 미국의 B61 전술핵무기 100기가량을 현대화하고 이를 '한국 안보 지원용'으로 지정하는" 세번째 단계가 시선을 끌었다.
한반도에 직접 전술핵무기가 전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반도 핵 억제력에 전술핵무기가 포함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전쟁 종전 이후 한국 영토 내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했었다. 1958년 자주포에 넣어서 쏘는 M442 핵포탄과 평양까지를 사정권에 두는 사정거리 1천100㎞ 마타도르 크루즈 미사일(MGM-1C)이 반입됐다. 군산 공군기지에서는 한때 F4 팬텀 4기가 핵폭탄을 장착하고 상시 대기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1970년대에 가장 많은 전술핵무기가 배치돼있었는데, 900발 가량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과 외교관계 수립 이후 주한미군의 전술핵 배치 수량을 크게 줄여 대략 100∼200발 수준을 유지했다.
그리고 소련과 협의를 통해 한반도의 주한미군 핵무기 철수에 동의했고, 북한 핵개발 명분 제거 등을 위해 전술핵도 철수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1991년에 미군 전술핵 철수가 이뤄짐과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했고, 현재까지 한반도 내에는 핵무기가 배치돼있지 않은 상태다.
이번 한미 민간연구소 공동보고서에서 언급한 대로 미군 전술핵무기가 한반도 핵억지용으로 활용될 경우 핵억지력 차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내용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한국에 배치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미국의 경우 전술핵무기로 분류하고 있는 것은 B61계열의 핵탄두인데, 냉전 종식과 더불어 대부분을 폐기하였고, 현재 본토에 500기, 유럽에 180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와 중국 등이 전술핵무기 성능 개량에 주력하고 있고, 미국도 이에 대응하는 추세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대 과학기술의 발달로 핵무기의 위력과 정밀타격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전술핵무기의 효용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술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에는 전술핵무기 재배치 방안도 새롭게 조명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핵 억제력 강화를 위해 기존 핵 중력탄을 개량한 전술 핵무기 B61-13 생산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B61-13은 현대식 항공기에서 투발될 것"이라면서 "B61-13은 어렵고 광범위한 특정한 군사적 목표에 대한 추가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공함으로 적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워싱턴선언'에 따라 전술핵무기 배치 방안은 현재 정책 옵션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현대화 추진과 북한의 핵위협 고조 등 한반도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lw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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