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추진속 경쟁력 확보 주력해야

입력 2023-11-03 15:49  

[연합시론]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추진속 경쟁력 확보 주력해야


(서울=연합뉴스) 3년간 지속돼 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절차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일 열린 이사회에서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포함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을 원안대로 가결 처리했다. 이번 결정은 EU 집행위가 그간 제기해온 '유럽 화물 노선에서의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두 항공사의 합병 절차를 진행하는 데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EU 집행위로부터 늦어도 내년 1월 말까지 심사 승인을 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사의 기업결합 추진 과정에 놓인 고비 중 하나를 넘어섰다는 평가이지만, 합병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장애물이 남아 있다.

양사의 합병 사안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통합추진 발표로 본격화됐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중 EU와 미국, 일본을 제외한 1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EU가 지난 5월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난관에 부딪혔고 합병 추진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불거졌다. 미국 정부도 경쟁 제한을 이유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합병 승인을 얻기 위해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 재분배 방안을 내놨다. 영국 승인을 위해 히스로공항에 보유한 7개 슬롯을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에 넘기고, 중국에는 46개의 슬롯을 반납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국부 유출이 야기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기에다 미국이나 일본의 승인을 받기 위해 노선을 추가로 외국 경쟁사에 넘길 가능성이 여전히 거론된다. 이런 상황이라면 양사 합병의 실익이 과연 무엇이냐는 지적도 나올 만하다.

항공 부문은 국가 핵심 산업의 하나로 꼽힌다. 양사의 합병은 한국 항공산업의 미래 경쟁력이 걸린 사안이다. 글로벌 경쟁력의 확보가 관건으로 부상해 있는데 최근 항공화물 시장이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당장 화물 사업을 인수할 국내 기업을 찾는 일부터 쉽지 않아 보인다. 합병에 반대하는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의 반발을 해소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일반노조)와 조종사노조(APU)는 모두 화물 사업을 다른 항공사에 넘기는 방식의 매각에 대해 고용 불안 등의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합병에 따른 부작용과 우려를 불식시키는 해법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산업은행은 양사의 합병 추진과 관련해 세계 항공 시장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메가 항공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나갈 대책이 절실해진다. 정부와 산업계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심해야 할 대목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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