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가자 주민, 하루 빵 2조각으로 버텨…물도 부족"

입력 2023-11-04 15:41  

[이·팔 전쟁] "가자 주민, 하루 빵 2조각으로 버텨…물도 부족"
연료 고갈에 식수 등 공급 차질…"거리서 '물, 물' 외친다"
열악한 상황 속 여성 5천500명 출산 임박…이미 배 속 아이 잃기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사람들은 빵에 이어 이제 물까지 찾아 나서야 한다. 이곳은 죽음과 파괴의 현장이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소속 가자지구 책임자 토머스 화이트는 3일(현지시간) AP 통신 인터뷰에서 음식과 물 모두 부족한 가자지구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우선 가자지구 주민은 유엔이 그간 비축해둔 밀가루로 만든 아랍식 빵 2조각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화이트는 말했다.
UNRWA가 가자지구 내 빵집 약 89곳을 지원하며 최소 170만 명에게 빵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1인당 빵 2조각 이상을 제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가자지구에는 식수 부족 문제마저 불거졌다고 여러 현지 관계자는 우려했다.
화이트는 거리에서 "물, 물"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고 밝혔다. 린 헤이스팅스 유엔 팔레스타인점령지구 인도주의 조정관도 "많은 이들이 염수나 염분 있는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스라엘에서 가자지구 등으로 공급되는 급수관 3개 가운데 지금은 1개만 가동되고 있다고 헤이스팅스 조정관은 지적했다.
식수 고갈은 가자지구 내 연료 부족으로 백업 발전기마저 운영이 중단돼 담수화 시설 가동이 어려워지면서 악화했다.
앞서 가자지구에는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각종 인도주의적 지원이 전달됐으나 연료는 구호품 목록에서 빠졌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연료를 군사 목적으로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료 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가자지구에서는 담수화 시설뿐 아니라 병원, 식량 생산 인프라 등 생존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어려워진 실정이다.
연료 고갈로 하수 처리도 사실상 불가능해져 더러운 물이 그대로 바다로 흐르고 있다고 화이트는 지적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가자지구 내 통신 문제와 갈 곳 잃은 피란민 등 문제도 제기됐다.
화이트는 이스라엘군이 강도 높은 공습을 펼치는 북부 지역 주민과는 연락이 끊겼다면서 가자지구 주민 평균 4천 명은 위생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학교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과 아이는 교실에서 자고 남성은 야외에서 잠을 잔다. 이는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가자지구에는 임신부 약 5만 명이 있으며 이 가운데 5천500명은 이달 출산 예정이라고 유엔인구기금(UNFPA)은 지난달 12일 분석했다.
UNFPA는 "하루에 166명이 출산하는 수준"이라면서 "의료 서비스나 깨끗한 물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팔레스타인 여성 알라 알 바야(30)는 이번 전쟁 중 배 속의 아이를 잃었다면서 "의사가 아이 맥박이 뛰지 않고 희망도 없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임신 2개월째인 라샤드 바크르(24)도 "복용해야 하는 치료제가 있지만 그럴 수 없다"면서 "모든 빵집이 폭격당했다. 빵도 없고 물도 없다"고 호소했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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