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비단처럼 매끈한 동박 뽑아내…SK넥실리스 말레이 동박공장

입력 2023-11-05 12:00  

[르포] 비단처럼 매끈한 동박 뽑아내…SK넥실리스 말레이 동박공장
지름 3m 제박기 등 최신 기술 도입해 생산성 높여
"우수한 기술, 공정·원가 경쟁력, 친환경 '3박자' 갖춰"



(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세계 1위의 기술력이어서 모든 공정을 자신 있게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SKC 관계자는 지난 1일 SKC의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의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의 세부 공정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이같이 자부심을 드러냈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내 코타키나발루 산업단지(KKIP)에 들어선 SK넥실리스의 동박 공장은 지난달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이날 방문한 SK넥실리스 1공장에서는 지름 3m 드럼통 60여대가 쉬지 않고 분주하게 돌아가며 구릿빛 동박을 뽑아내고 있었다. 분당 15m를 돌리며 동박을 만들어내는 제박 공정이다.
제박기 역할을 하는 거대한 드럼통에는 머리카락보다 얇지만 널따란 구리막이 비단처럼 감겨 있었다. 이 얇은 구리막이 이차전지 음극의 핵심 소재인 동박이다.
빠른 속도로 동박을 감아내는 제박기에서 생산된 폭 1.4m의 동박은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 두께에도 한 치의 주름 없이 매끈했다.
동박은 만들어지자마자 수십㎞가 곧바로 롤 형태로 감기는 이른바 '롤 투 롤'(Roll to Roll)' 방식으로 제품화된다. 6t짜리 한 롤을 풀면 서울에서 천안까지 갈 수 있는 거리 수준이다.
이처럼 동박 공정은 크게 구리를 녹여 도금액을 제조하는 용해, 구리 용해액에서 구리 이온을 티타늄 드럼에 전착시켜 동박을 만드는 제박으로 이어진다.
이어 제박한 동박은 고객 요청에 따라 다양한 폭의 롤로 만드는 슬리팅 공정을 거친다. 슬리팅 공정에서 잘라내고 남은 동박은 다시 녹여서 재활용한다.
마지막 단계는 품질 검사와 포장을 거쳐 출하하는 검사·출하다. 결함이 허용되지 않는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동박인 만큼 검사는 육안 검사와 자동 검사를 병행한다.
검사까지 마치면 포장이 이뤄진다. 고객이 풀어서 쓸 수 있는 무게가 저마다 달라서 고객마다 포장 요구 방법도 다르다고 한다.
공정 간 제품을 옮기는 모든 물류는 자동 크레인으로 이뤄진다. 자동 크레인 도입은 동박 업계 최초다.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공장은 이 모든 동박 공정에서 혁신을 꾀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지름 3m짜리 대형 제박기(드럼)는 경쟁사 대비 10% 이상 큰 규모로, 내년에 2공장까지 완공되면 총 120여대가 가동된다.
동박은 구리 용해액에 전류가 흐르는 드럼이 돌면서 전기 분해 반응으로 구리를 추출해 만든다. 드럼이 클수록 투입 전류가 늘어나고 시간당 생산성이 높아진다.
업계에서 사용하는 직경 2.7m 드럼과 비교하면 3m 드럼은 투입 전류 증가로 생산성이 약 20% 확대돼 연간 대당 생산량도 20% 이상 늘어난다.
특히 그동안 한국 정읍 4∼6공장을 증설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최적의 공정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였다.
김광선 SK넥실리스 엔지니어링실장은 "말레이시아 공장을 처음 지으면서 검토한 정읍 공장 기술을 그대로 반영했고, 그 중간에 새롭게 개발되고 검증된 기술도 전부 적용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읍 공장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공장이다 보니 과거 기술과 최신 기술이 혼재됐지만, 말레이시아 공장은 최신 기술의 가장 좋은 점만 반영해 지어졌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동남아 국가의 70% 수준인 말레이시아의 저렴한 전력비를 활용해 동박 제조원가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전력비도 대폭 줄였다.
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필요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친환경성도 확보했다.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은 우수한 기술, 공정 및 원가 경쟁력, 친환경성 등 '3박자'를 모두 갖췄다"며 "지난달 첫 출하를 시작으로 고객사 요구에 발맞춰 고품질 동박 공급을 확대해 나가며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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