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첫날 폭등한 주가…증시에 약일까 독일까(종합)

입력 2023-11-06 17:36  

[공매도 금지] 첫날 폭등한 주가…증시에 약일까 독일까(종합)
단기 수급 개선 효과…공매도 잔고 비중 높은 종목 수혜 기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MSCI 선진국지수 편입 난망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기자 = 금융당국의 역대 네 번째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시행된 첫날인 6일 증시가 전례 없이 폭등했다.
앞서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 됐던 이차전지주들이 일제히 급등하면서 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134포인트(5.66%)가 올라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코스닥도 57포인트(7.34%) 상승했다.
그러나 공매도 금지가 앞으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의 득실에 대해서는 증시 전문가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 수급 개선 효과…공매도 잔고 비중 높은 종목 수혜
공매도 금지가 증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수급의 개선이다. 이는 공매도 금지 첫날 폭등한 주가로도 확인할 수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높은 가격에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데,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보기 때문에 주식을 서둘러 사서 되갚는 '숏커버링'(공매도 재매수)에 나서게 된다.
이날 외국인은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7천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천7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공매도 금지로 매도 압력이 약해졌고 숏커버가 진행되기 때문에 한 며칠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인해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들의 반응이 크고 빠를 것이란 분석이다.
이달 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은 호텔신라[008770](비중 7.79%), 롯데관광개발[032350](6.01%), SKC[011790](5.54%), 후성[093370](5.08%), 듀산퓨얼셀(4.72%), 현대미포조선[010620](4.53%), 현대엘리베이[017800](4.02%), DB하이텍[000990](3.90%),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3.88%) 등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HLB[028300](7.24%), 휴마시스[205470](6.98%), 엘앤에프[066970](6.63%), 에코프로[086520](6.35%), 네패스[033640](6.03%), 주성엔지니어링[036930](5.97%), 다원시스[068240](5.88%), 에스티큐브[052020](5.85%), 엔케이맥스[182400](5.57%), 씨아이에스[222080](5.40%) 등이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들이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이차전지 등이 포함된 산업재 업종 다음으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라며 레고켐바이오[14108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SK바이오팜[326030], 유한양행[00010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등을 관심 종목으로 추천했다.

◇ 숏커버링 효과는 단기에 그칠 듯
그러나 상승 분위기가 오랫동안 유지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공매도 잔고가 남아 있는 동안은 숏커버링 등에 의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지만 지속되긴 힘들다는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연초 9조3천606억원에서 이달 1일 11조4천270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며, 시총 대비 비중은 0.53%에서 0.62%로 확대됐다. 코스닥시장 공매도 잔고 금액은 같은 기간 2조8천238억원에서 5조6천155억원으로 늘었고 비중은 0.91%에서 1.55%로 높아진 상태다.
김대준 연구원은 "숏커버가 끝나게 되면 외국인 거래가 한산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시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1~2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예상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단은 공매도 잔고가 많이 있어서 아직 좀 더 효과가 갈 거란 기대가 있는데, 그런 기대가 외국인 순매수로 일시에 반영된 면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사례에 비춰보더라도 공매도가 주가 상승과 중장기적으로는 연관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공매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 10월 1일부터 2009년 5월 31일까지, 유럽 재정위기 영향으로 2011년 8월 10일부터 그해 11월 9일까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3월 13일부터 2021년 4월 30일까지 세 차례 금지된 바 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2008년 주가지수가 공매도 금지 이후에도 1개월, 3개월 뒤 각각 20% 이상 추가 하락한 사실을 지적했다.

◇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MSCI 선진국지수 편입 난망
장기적으로는 공매도 금지 조치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려 자금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이 매수 우위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식 시장의 투명성 저해라는 관점에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편입 가능성이 떨어지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MSCI 선진지수 편입은 사실상 확률이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고 했다.
외신들도 이 같은 우려에 동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금융 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가 한국 증권시장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리서치 기업 스마트카르마의 브라이언 프레이타스 애널리스트는 "공매도 금지가 과도한 밸류에이션(가치 산정)에 제동장치 역할을 하지 못해 개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일부 주식 종목에 거품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웅 임은진 송은경 이민영 기자)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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