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맨드'는 성차별"…호주 군, 무인기 지칭 표현 바꾸기로

입력 2023-11-08 16:21  

"'언맨드'는 성차별"…호주 군, 무인기 지칭 표현 바꾸기로
'언크루드'(uncrewed)로 바꿔…'맨-아워' 등도 변경 검토
'군 다양성 강화' 모병 확대 차원…일각선 "강한 군대에 더 신경써야"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호주 방위군(ADF)이 무인 정찰기를 가리키던 용어에 들어간 표현 '언맨드'(unmanned)를 성 중립적 대체 단어인 '언크루드'(uncrewed)로 바꾸기로 했다고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호주 군대에서는 무인 정찰 드론을 가리켜 '무인 항공기'(unmannced aerial vehicle·UAV) 혹은 '무인 항공 시스템'(unmanned aerial system·UAS)이라고 불러왔다.
'언맨드'를 '언크루드'로 대체하는 것은 조지프 메드베드 호주 국방항공안전국장이 2021년 처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군 내부 관계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군대가 중요한 정책적, 조직적 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감에 따라 '무인 항공 시스템'(Uncrewed Aircraft System)이라는 용어를 사용해달라"고 지시했다.
ADF는 이 외에 근무 시간을 가리키는 '맨-아워스'(man-hours)를 '스태프 아워스'(staff hours)로 바꾸고 공식 문서에서 사용하는 대명사 '그/그녀'(he/she)를 '그들'(they)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ADF의 고위 관계자들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군 공식 문서를 검토해 군사 용어들을 보다 포괄적인 표현으로 바꾸는 '성 중립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5월 보수적 성향의 피터 더튼 당시 국방장관은 국방부가 소위 '깨어있는 의제'(woke agenda·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자각을 촉구하는 의제)를 장려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새 국방장관으로 임명된 리처드 말스는 더튼의 조치를 뒤집고 군대 내의 다양성 문화가 군의 능력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호주에서 이 같은 군대 내 다양성 강화는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군대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병력이 부족한 실정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말스 장관은 지난해 8월 방위군 병력 증강 계획과 관련해 여성·성 소수자·소수민족을 대상으로 모병 활동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방위군이 Z세대(1996∼2005년생) 젊은이들에게 호소력을 가지려면 호주 사회의 다양성을 더 많이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성별·인종·성적 취향·계층 등 인구의 모든 부문을 망라한 군대를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육군은 아직 공식 웹사이트 등에서 '언맨드'라는 표현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호주 육군도 앞서 올해 8월 전투 식량에 적힌 '1인분' 표기에서 '맨'이라는 단어를 없애고 '퍼슨'(person)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ADF 사관학교도 8월 생도들에게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기념해 보라색 옷을 입자는 호주 내 캠페인을 지지하기 위해 보라색 옷을 입으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한편 연방 야당인 자유당의 앤드루 헤이스티 국방 담당 대변인은 ADF가 "정치적 의제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면서 강한 군대를 만드는 데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비판했다.
호주 퇴역 군인 단체인 '더 파인애플 익스프레스'는 앞서 ADF 내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성 중립화하는 작업에 쓰이는 자원들이 군대 구성원들의 건강 관리와 전역 후 지원 등 복지에 더 쓰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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