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크림반도서 소수민족 타타르족 인종청소 중"

입력 2023-11-08 16:28  

"러, 크림반도서 소수민족 타타르족 인종청소 중"
타타르족 저항의 상징 지도자 "푸틴, 구소련때보다 잔인"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가 크림반도에서 소수민족인 타타르족을 상대로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다고 타타르족 지도자가 주장했다.
이슬람 민족 집단인 타타르족의 유명 인사인 무스타파 드제밀레프(79)는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드제밀레프는 "러시아는 타타르족들을 크림반도에서 몰아내려 하고 있다"며 "그들이 러시아 점령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그야말로 순수한 인종청소 사례"라며 "러시아의 일부로서 크림반도 타타르족에게는 정말로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2034년까지 자신의 크림반도 출입을 금지한 점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그때까지 자신이 살아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가족들이 그를 크림반도에 묻는 것을 막으려 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드제밀레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이 반체제 인사를 대하는 방식이 소련 당국보다 잔인하다고 말했다.
그는 "체포된 후 구타당하거나 고문을 당하지 않은 크림반도 타타르족을 한명도 없다"고 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할 당시 푸틴 대통령은 드제밀레프에게 전화를 걸어 타타르족이 러시아군에 맞서 무기를 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그는 전했다.
자국 땅에서는 비폭력 원칙을 고수하지만, 남의 땅에 외국군이 온다면 그 원칙은 달라진다는 게 드제밀레프의 답이었다.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타타르족 약 100명이 테러 등 날조된 혐의로 최고 징역 20년 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수십명은 재판도 받기 전에 열악한 구금시설에 수감됐고, 러시아군의 표적이 된 후 아예 사라진 이들도 있다.
수만 명은 러시아의 탄압을 피해 대대로 삶의 터전이었던 크림반도를 떠났고, 변호인들은 체포돼 자격을 박탈당했다.
타타르족은 크림반도 원주민으로, 1783년 러시아 예카테리나 2세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수차례 탄압을 받았다. 1944년 소련 치하에서 스탈린은 타타르족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고, 소련 붕괴를 전후해 크림반도로 귀환해 다시 정착했다.
드제밀레프도 당시 크림반도로 돌아갈 권리를 주장하다 강제노동 수용소에서 15년을 보냈다.
타타르족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병합한 후 러시아에 맞서는 저항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크림반도 타타르족 민족협의회(메즐리스) 의장을 지낸 드제밀레프는 여전히 크림반도 타타르족 저항의 상징으로 불린다.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여러차례 거론됐으며 1998년부터는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신임 국방장관 루스템 우메로우와도 가까운 사이다.
타타르족인 우메로우 장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국방장관직을 제안받은 후 이를 수락하기 전 크림반도 타타르족 지도자들과 협의했다고 한다.
드제밀레프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당시 타타르족 3천명이 싸울 준비가 돼 있었지만, 우크라이나는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고 서방에서도 러시아군에 저항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큰 실수였다. 유혈사태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지금 같은 규모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갈등을 국지화할 수도 있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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