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마저 외면한 백화점 3사 실적…4분기 반등 기회 잡을까

입력 2023-11-09 16:40   수정 2023-11-09 16:54

날씨마저 외면한 백화점 3사 실적…4분기 반등 기회 잡을까
'역기저' 그늘에 소비침체…매출 정체·영업이익 축소
푹한 날씨로 패션 부진…4분기 '연말 특수' 개선 기대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올해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백화점 3사가 3분기에도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의 그림자가 짙은 가운데 날씨까지 악재로 작용하며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다만,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가 낀 4분기에는 실적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소비 침체 직격탄…매출 성장세까지 주춤
9일 신세계[004170], 롯데쇼핑[023530], 현대백화점[069960] 등 백화점 3사는 3분기에 매출로 나타나는 외형 성장에서 다소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롯데와 신세계의 3분기 백화점 매출은 각각 2%, 0.9% 감소했다. 신세계의 경우 10개 분기 연속 매출 증가 추이를 보이다가 이번에 소폭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대가 매출이 3.5% 늘며 그나마 체면치레했다. 다만, 지난해 9월 화재로 문을 닫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 올해 6월 재개장하면서 3분기 매출 집계에 온전히 산입된 점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다.
이처럼 매출이 부진한 것은 우선 고금리·고물가 등에 따른 가계의 가처분 소득 감소로 소비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엔데믹(endemic·풍토병화된 감염병) 정착 이후 이어지고 있는 해외여행 붐으로 가계 소비 여력이 분산된 탓도 있다.
이는 당장 백화점 영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명품 매출을 끌어내렸다.
올해 1∼9월 기준으로 신세계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와 롯데도 명품 매출 증가율이 5∼6%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명품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낙차가 꽤 크다.
상대적으로 포근하던 9월 날씨도 백화점 매출에 악재로 작용했다.
통상 9월부터 단가가 높은 가을·겨울 패션 카테고리의 매출이 크게 느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이런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를 보면 9월 기준으로 백화점의 여성정장(-7.5%), 여성캐주얼(-1.3%), 남성의류(-11.4%), 아동·스포츠(-4.3%) 등 모든 영역에서 매출이 줄었다. 지난해 9월의 경우 영역별 매출 증가율이 10∼30%에 달했다.
사별로도 신세계와 롯데는 9월 패션 매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현대는 플러스 증가율을 유지했으나 작지 않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여름 휴가철인 7∼8월 비수기를 지나 9월에 가을·겨울 패션·의류 판매로 실적을 만회하는데 올해는 푹한 날씨로 올해는 이런 효과가 실종됐다"고 짚었다.
이러한 매출 부진은 영업이익 부진으로 이어졌다.
3분기 기업별 영업이익을 보면 롯데가 31.8% 줄어들었고 현대(-17.4%)와 신세계(-15.1%)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1∼3분기 영업이익은 나란히 16%씩 감소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판매·마케팅비와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은 불어나는데 매출이 이를 떠받치지 못하면서 큰 폭의 영업이익 축소를 감수해야 했다.
올해 내내 백화점 업계를 괴롭힌 '역기저'의 그늘은 실적 부진의 상수였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의 보복 소비 바람을 타고 지난해 보기 드문 실적 개선을 기록한 터라 올해의 저조한 성적표는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 백화점들, 4분기엔 볕 들까…연말 특수 기대감 '솔솔'
다만, 4분기에는 업황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전통적으로 연말로 향해가는 4분기는 백화점 업계의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날씨가 변수가 되겠지만 겨울이 깊어 길수록 동절기 패션 매출이 눈에 띄게 좋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이태원 참사'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한 터라 '기저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백화점 3사는 당장 오는 17일 나란히 겨울 정기세일을 시작해 실적 개선의 기회를 엿본다.
사별로도 4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요인이 있다.
롯데는 지난 9월 문을 연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꽤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는 점에 고무된 분위기다.
3분기 매출도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등 해외 매출이 긍정적으로 반영되면서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재단장 공사 중인 인천점과 수원점 등 수도권 주요 점포가 다음 달 중 일부 재개장될 예정이어서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롯데는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주력 점포인 강남점에서 새단장해 선보인 남성 전문관과 영패션 전문관의 집객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4분기 실적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강남점에서 진행 중인 헬로키티 하우스 등 특색 있는 팝업 매장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비롯한 젊은 층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리뉴얼 개장한 부산 센텀시티점의 영패션 전문관과 경기점 생활전문과도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어서 매출에 보탬이 될 것으로 낙관한다.
현대는 명품 매장으로 승부를 걸 태세다.
12월에 루이비통(더현대서울), 디올(판교점), 부쉐론(더현대대구) 등의 신규 입점이 예정돼있다.
1년간의 리뉴얼 공사를 거쳐 이달 1일 다시 문을 연 본점 리빙관에도 힘을 주고 있다.
최고급 리빙관을 콘셉트로 리모델링된 이 공간에는 모로소, 비앤비 이탈리아 등 명품 브랜드가 대거 입점했다.
현대는 아울러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의 계약에 따라 판교점 1호점과 더현대서울, 김포점, 천호점 등 4곳에 개설한 국내 첫 공식 디즈니 스토어 운영의 집객 효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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