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청사 건립지 인근 통행차단 놓고 중구-부영측 '공방'(종합)

입력 2023-11-10 17:58  

소공동청사 건립지 인근 통행차단 놓고 중구-부영측 '공방'(종합)
부영측 "통행 단절" vs 중구 "안전확보 필수…다른 통행로도 있어"
중구, 소공동청사 20일 착공…"통행 차단하되 불편 최소화"
부영·상인들 "50년간 사용하던 공공 보행로…아전인수격 행정"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권혜진 기자 = 최근 서울 소공동 행정복합청사 건립지 인근의 보행통로 폐쇄를 놓고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서울 중구가 "통행 제한은 안전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조치"라며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구(구청장 김길성)는 10일 보도자료에서 이같이 밝히고 "부영그룹 측의 근거 없는 트집 잡기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오는 20일 행정복합청사 착공과 통행 제한을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통행 제한 기간은 최대한 단축하고 공사 기간 중이라도 통행이 가능한 시점에는 제한 범위를 조정해 주민과 상인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이 복합청사 건립은 1971년 준공된 소공동주민센터를 신축·이전하는 사업이다. 서소문구역 제11·12지구 재개발사업에 따른 기부채납으로 서소문 공영주차장 부지에 지상 11층 규모로 짓는다. 이곳에는 동주민센터, 커뮤니티시설, 경로당, 창업지원센터 등이 들어선다.
중구가 공사를 앞두고 건립지 옆 보행통로에 대한 통행을 차단하려 하자 인근 부영빌딩 입주사와 상인들 사이에서 통행 불편과 상권 위축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논란이 돼 왔다.
중구는 이에 대해 "부영과 인근 상인들이 문제 삼는 통행 제한 예정지는 지목이 대지로, 대지임에도 인근 건물 배치상 관습적으로 보행로로 사용되었을 뿐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공공도로는 아니다"라며 "게다가 부영빌딩 후문으로 통하는 유일한 보행로도 아니다. 부영빌딩에는 정문 출입로가 있고 다른 통행로도 있다. 제한 대상지 바로 옆에는 폭 5m의 통행로가 있다"고 반박했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통행 제한을 하지 않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위험이 훨씬 크다고 구는 강조했다.
나아가 구는 부영 측이 통행 단절을 주장하는 부영빌딩 후문 출입로가 최초에 내부 통행로 개념으로 조성된 후 타인의 대지에 외부 출입하는 용도로 변칙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아닌지를 놓고 위반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구는 부영 측에서 제기하는 기부채납 부적절 등 행정복합청사 사업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공사 연기 요구도 선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이 사업은 관련 법규에 따른 절차를 준수하며 추진 중"이라며 "지난 10월부터 행정복합청사 착공과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고 인근 상가 상인들과 꾸준히 면담하며 소통해왔다"고 했다.
구는 일부 구의원이 대기업인 부영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중구의회에도 유감을 표시했다. 지난 8일 구의회 의장 등 구의원들은 부영을 방문해 최양환 부영 대표와 면담한 바 있다고 구 관계자는 전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안전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음에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를 무시하고 공익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공사 연기 역시 주민과 상인 불편만 초래할 뿐으로 중구는 계획대로 안전하고 꼼꼼하게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영그룹과 일대 상인회는 이날 오후 입장 자료를 내고 중구의 발표 내용을 반박했다.
우선 보행통로 폐쇄와 관련, 직접 당사자인 부영그룹과 상인들 모두 공사가 임박해서야 행정복합청사가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점에서 행정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것이 그룹 측 입장이다.
부영그룹은 "지난달 19일에야 사업시행자로부터 공문을 받고 소공동 복합청사 관련 공사가 11월 1일부터 진행 예정인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전까지는 바로 앞 부지가 복합청사로 개발되는지조차 몰랐다"고 밝혔다.
또 공사로 폐쇄되는 보행통로가 부영빌딩 후문으로 향하는 유일한 보행로가 아니라는 중구의 발표에 "부영빌딩은 34개 입주사, 6천명이 이용하며 특히 후문 출입구와 연결되는 지하 1층은 식당가와 편의점 등 다중이용시설이 들어서 있어 양방향이던 통행로가 일방향으로 막히면 재난상황에서 대피시간과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통행 제한 예정지의 지목이 대지이며, 관습적으로 보행로로 사용됐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주변 대부분의 도로도 지목이 대지이지만 보행로로 사용된다는 점을 짚었다.
부영그룹은 "사용하는 현황도로의 지목이 대지일지라도 개발 시 현황도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수를 배려하는 판례 등을 비춰볼 이러한 행정은 아전인수격"이라고 반박했다.
부영빌딩 일대 상인들은 통행 제한 예정지가 50년간 사용되던 공공 보행통로라며 폐쇄 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일대 유동인구를 하루 1만5천명 정도로 보고 있다.



prin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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