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부들, 머스크와 나란히 시진핑 만찬에 초대된 이유는

입력 2023-11-16 18:06  

미국 농부들, 머스크와 나란히 시진핑 만찬에 초대된 이유는
기업인 만찬에 시 주석과 '수십년 인연' 아이오와주 농민들도 참석
1985년 첫 미국 방문 때부터 우정 쌓아…"대미 우호 제스처"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업인 만찬에 시 주석과 수십 년간 인연을 이어온 미국의 평범한 농부들이 초청돼 눈길을 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열린 만찬에 아이오와주 출신의 농민 여럿이 함께 자리했다.
미국의 평범한 시골 주민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애플의 팀 쿡 CEO 등 거물급 기업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시 주석은 만찬장에서 한 연설에서도 1985년 자신의 첫 미국 방문 당시 아이오와주의 한 가정에 머물렀던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이것은 내가 미국인과 처음으로 만난 것이고 미국인과 생활한 잊을 수 없는 경험"이라며 "나에게 있어선 그들이 미국이다"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30대 초반이었던 1985년 허베이성 정딩현 당서기 자격으로 농업·목축 기술 견학차 미국을 처음 방문했다.
허베이성과 자매결연을 한 아이오와주의 농촌 마을 머스카틴 주민들은 중국 대표단의 숙소가 마땅치 않자 자신들의 집으로 안내했고, 시 주석은 약 2주간 이곳에서 생활하며 미국인의 삶을 체험했다고 한다.
시 주석이 썼던 방의 주인이라는 게리 드보르착은 아이오와대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느라 자신은 고교 졸업 후 집을 떠나 있었다면서 시 주석이 쓴 방이 스타워즈 기념품으로 가득한 '고교생 소년의 방'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런데도 시 주석은 개의치 않았고 드보르착의 어머니가 만든 아침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14살이었던 드보르착의 여동생은 시 주석에게 가장 좋아하는 미국 영화가 무엇인지 물었으나 하나도 본 적이 없다는 대답을 듣기도 했다고 드보르착은 덧붙였다.
이렇게 시작된 시 주석과 아이오와주 농민들의 우정은 이후에도 지속됐다.
아이오와 소도시 맥스웰에서 5대째 농부로 살아온 주민 릭 킴벌리는 시 주석이 국가 부주석이었던 2012년 이곳을 찾았을 때 사전에 협의된 의전을 무시한 채 시 주석에게 자신의 농업용 트랙터에 타보겠냐고 제안했다.
킴벌리는 "그(시 주석)는 곧장 트랙터로 향했다. 그의 얼굴에는 큰 미소가 걸려 있었다"고 말했다. 이듬해 시 주석이 국가주석에 오르자 그의 농장은 돌연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시 주석이 탔던 트랙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명소가 됐다.
허베이성에는 그의 농장을 모델로 삼은 '우정 농장'이 생겼고, 킴벌리는 25차례나 중국을 찾아 현지 농민들에게 농업기술을 전수했다고 한다.
시 주석은 2015년에는 과거 자신에게 침실을 빌려줬던 드보르착의 가족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아이오와 주립대의 조너선 하시드 정치학 교수는 시 주석이 이들을 15일 기업인 만찬에 초대한 건 그간 보여왔던 미국과 대립적인 기조에서 벗어나 우호 증진에 전념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시 주석이 1985년 첫 방미 당시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최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 분량의 상당 부분을 미국 국민에 대한 메시지로 채웠으며, 미국과의 통상관계와 관련해서는 거의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드보르착은 "이건 그를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는 동시에 미국 사람들과의 관련성을 보여주고 미국 언론매체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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