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미중관계 실질 진전 두고 봐야…북핵 협력은 아직"

입력 2023-11-17 12:19  

[전문가 진단] "미중관계 실질 진전 두고 봐야…북핵 협력은 아직"
美전문가들, 미중정상회담 평가…"美·대만 선거 앞두고 시험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1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전날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일부 합의가 나왔지만 그 이행과 양국 관계의 실질적 진전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견해를 피력했다.
토머스 신킨 애틀랜틱 카운슬 비상근 선임 연구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마약 단속 협력이 "미국에 중요한 합의"라면서도 아편전쟁(1840년과 1856년 발생)의 트라우마를 가진 중국인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력할지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장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협력에까지 나아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패트리샤 김 브루킹스 연구소 동아시아 정책 연구센터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과의 장기 경쟁에 직면해 북한을 포함한 우방국과의 관계 유지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가하려 할 외교·경제적 압박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문가들과의 서면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토머스 신킨 애틀랜틱 카운슬 비상근 선임 연구원 = "마약 단속 협력 미국에 중요한 합의…中 얼마나 협력할지는 의문"

양측 모두 하향곡선을 그려온 양국 관계 아래 (더 내려가지 않도록) 바닥을 까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고, 두 정상 모두 그렇게 할 동인이 있었다.
특히 경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은 미국 경제와 글로벌 공급망을 지키려는 미국의 열기를 체감하고 있다. 정상회담 직후 언론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한번 시 주석을 독재자로 언급했지만, 논의의 톤은 개선된 것으로 보이며 두 정상 모두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애를 썼다.
예상대로 구체적 성과 측면에서는 부족했다.
합의 중 하나는 펜타닐 전구체를 공급하는 중국 사업장을 폐쇄하겠다는 모호한 중국의 약속이 있었는데, 이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마약 관련 공동 실무그룹 설립이었다.
이는 미국에 중요한 합의이나 중국인들이 얼마나 열심히 실행할지, 아편전쟁의 기억이 중국인들의 협력 의욕을 꺾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시 주석은 또한 군 당국간 접촉을 재개하는 데 동의했는데, 이 접촉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새로운 중국 측 상대가 임명되면 장관급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중국인들이 양보한 것일 수도 있고, 미국이 성취한 것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이것이 정상적인 상태일 것이다. 과거 미국과 소련은 냉전의 가장 암울한 시기에도 소통 채널을 유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판매를 막기 위한 시 주석의 개입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바이든의 요구가) 큰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이다.
비슷한 규모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판매하기 시작하면 미중간에 관련 논의 사항이 더 있을 수 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중이 협력을 강화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한반도 미래에 대한 양국 시각차를 감안할 때 현시점에서는 가능성이 작다.



◇패트리샤 김 브루킹스 연구소 동아시아 정책 연구센터 연구원 = "中,우방과의 관계유지 우선시…中의 對北 외교·경제적 압박에 한계"

미중 모두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비교적 낮게 가져갔다. 이번 회담이 미중 관계의 치열한 경쟁적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 양국의 공감대가 있었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는 이런 예상에 대체로 부합한다.
양측 모두 대만, 남중국해, 인권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타협하거나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회담은 생산적이고 정중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도 있었다.
양국 정상이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양국 군 당국간 대화를 재개하는 데 청신호를 켠 것은 환영할 소식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과 중국군, 미국의 동맹국 군이 근접 작전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작동되는 군대군 채널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채널은 오판과 사태 악화를 방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중국이 펜타닐 전구체 화학물질과 마약류 장비의 제조 및 수출업자를 단속하기로 합의한 것은 마약류로 사망하는 미국인의 수를 고려할 때 미국에 큰 승리였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유권자들에게서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구체적인 결과일 것이다.
물론 미중이 이번 회담의 동력을 유지하고 외교적 관여를 통한 실질적인 성과를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와 내년 가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관계는 조만간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 미중 양국이 일정한 리듬의 외교를 재개할수록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 우려 분야에 대해 대화할 기회는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장기 경쟁에 직면해 북한을 포함한 우방국과의 관계 유지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가하려 할 외교적·경제적 압박에는 한계가 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