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사이언스] 수소 에너지의 시대 오는가

입력 2023-11-18 08:00  

[이지 사이언스] 수소 에너지의 시대 오는가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최근 정부와 산업계에서 잇따라 '수소경제'를 강조하면서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래지향적 산업 분야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가장 먼저 공동 관심 분야로 거론한 분야가 수소경제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공동언론발표에서도 수소 분야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정부는 앞서 2021년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50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를 2천기 이상 확보하고 수소 발전량을 287.9TWh(테라와트시)로 확대해 수소가 최종 에너지 소비의 33%를 차지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수소 경제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경제를 뜻한다.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며, 자동차·선박·항공기도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등 에너지원 공급, 저장, 운송, 활용 등에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석유·석탄과 같은 화석연료가 고갈 가능성과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안고 있다면, 수소는 물 분자가 수소와 산소의 결합인 데서 보듯 사실상 자연계에 무한정 있으며 부산물로도 물이 배출되는 등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하지만 어떻게 순도 높은 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 저장하고 연소하거나 전기를 일으켜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것인지 등 많은 과제가 있다.
오랜 기간 수소가 에너지원으로 널리 쓰인 분야를 꼽자면 로켓을 들 수 있다.
영하 252.7도 이하의 액화 수소가 액체 산소와 접촉하면 폭발적으로 연소하는데, 이를 이용해 대형 우주로켓의 추진력을 일으킨다.
하지만 액화수소는 극저온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자동차 등 일상생활에서 연료로 바로 쓰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 때문에 현재 산업용이나 차량용 등으로 수소를 쓸 때는 고압 기체 상태로 주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수소 기체를 직접 액체로 만드는 대신 화합물 등 다른 상태로 보관하다가 필요시 추출해서 쓰는 화학적 저장 기술도 많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소와 질소 화합물인 암모니아를 예로 들 수 있다. 암모니아는 상온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기에 대용량 저장과 운송이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암모니아에서 순도 높은 수소를 빠르게 추출, 정제하는 기술 등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한다.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단 구기영 박사 연구진은 암모니아를 수소와 질소로 분해할 때 통상 필요한 섭씨 600도보다 낮은 450도에서 촉매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고도 더 많은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해외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물을 전기분해 할 때는 반응속도가 빠르지 않은 문제가 있는데, 최근 기초기초과학연구원(IBS)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장과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첨단연성물질연구단장 대행 연구팀은 인공지능(AI)으로 물 전기분해를 빠르게 할 촉매 성능을 예측해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를 발견하기도 했다.



국내에 이미 3만 대 이상 보급된 수소차는 수소 연료전지를 사용한다. 수소탱크에 실린 수소와 연료전지를 활용해 전기를 발생시키고 이를 배터리에 충전해 모터를 가동하는 방식이다.
특히 긴 주행거리나 큰 출력을 발생시키기 위해 배터리를 무한정 키우기보다 수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수소차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앞서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작년 말 기준 일반 전기차가 39만 대 국내 보급된 것에 비하면 10분의 1이 안되는 규모로 충전시설 등 인프라 구축 문제가 관건이다.
구기영 박사는 1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화석연료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커질수록 국내외에서 수소 에너지에 대한 주목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그동안은 수소를 활용하는 연료전지 부분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 등 전 주기에 걸쳐 많은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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