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축출은 AI 문화전쟁 단면…"파멸 vs 개발 진영갈등 표출"

입력 2023-11-20 11:55  

올트먼 축출은 AI 문화전쟁 단면…"파멸 vs 개발 진영갈등 표출"
파멸론자 'AI가 인류 위협' 우려해 더 엄격한 규제 필요성 강조
개발론자 '발전 잠재력' 중시해 방해받지 않고 개발 속도 높이려
이코노미스트 "문화전쟁 통해 누가 전리품 챙길지 결정될 것"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해고와 복귀를 둘러싸고 인공지능(AI) 업계의 내부 갈등 양상이 연일 드러나고 있다.
생성형 AI 챗GPT를 출시해 성공을 거두고 회사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불거진 개발자들의 세계관 차이가 이번 사태의 배경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픈AI는 애초 인간의 명령이나 도움 없이 스스로 사고하고 학습하는 범용AI(AGI)가 인류 전체에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출발했다.
이후 영리 자회사를 만들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투자를 받았지만 비영리 이사회가 주요 결정을 해왔다.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는 AI 개발에 개입하지 않을 경우 인류에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믿는 '두머'(doomer·파멸론자)와, 두려움 대신 발전적 잠재력을 강조하는 '부머'(boomer·개발론자) 사이의 분열이 이번 사태를 통해 극적으로 드러났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머 진영이 AI로 인한 인류 절멸 가능성을 우려하는 '효과적 이타주의' 입장이라면, 부머는 '효과적 가속주의'로 불리는 세계관을 받아들인다. AI 개발이 방해받지 않아야 할 뿐 아니라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상업적으로 보면 두머는 대체로 개발 경쟁과 재정 측면에서 앞서 있으며 독점 모델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부머는 소규모 후발 주자일 가능성이 크고 오픈소스를 선호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오픈AI를 공동 창업했다가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을 차린 다리오 애머데이 CEO와 MS·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을 두머 진영으로 분류했다.
벤처캐피털업체 앤드리슨 호로위츠를 설립한 마크 앤드리슨,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얀 르쿤 AI 수석과학자, AI 분야 세계 4대 석학이라는 앤드류 응 등은 부머에 가깝다고 봤다.
올트먼은 안전한 AI 개발을 위한 '가드레일'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한편 보다 강력한 모델 개발과 사용자 스스로 챗봇을 구축할 수 있는 'GPT 스토어'를 추진하는 등 두 진영에 걸쳐 있다.
그는 지난 5월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오픈AI는 AI가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측면을 개선할 것이란 믿음으로 설립됐지만 동시에 심각한 위험도 존재한다"며 "강력한 모델로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 규제 개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가 인류에게 핵전쟁이나 팬데믹에 버금가는 '절멸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는 성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 영리사업 부문을 만든 뒤에도 여전히 비영리 이사회가 주도권을 쥔 오픈AI 내에서는 올트먼이 부머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AI의 안전성과 기술개발 속도, 사업화 등에서 올트먼과 이사회는 이견이 있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AI 투자자들을 인용해 올트먼이 바랐던 AI 개발 속도가 안전에 대한 이사회의 우려를 부추겼다고 보도했다. 한 투자자는 "그들은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논쟁을 벌였다. 그게 (사태 배경의) 전부"라고 말했다.
공동창업자이자 이사회 멤버인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과학자가 지난 7월 AI 시스템을 통제하기 위해 새로운 팀을 만든 것도 올트먼과의 불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오픈AI는 지난 17일 이사회에서 올트먼을 해고했으나 주말 사이 올트먼을 만나 복귀 여부를 논의 중이다. 올트먼은 기존 이사진 해임을 포함한 지배구조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오픈AI의 분열은 AI를 둘러싼 문화전쟁이 얼마나 큰 손해를 불러일으키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전쟁으로 기술발전과 규제방식, 그리고 누가 전리품을 갖고 떠날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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