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호주 언론인 160명 "이·하마스 공개 정보 동등 보도" 촉구

입력 2023-11-25 08:21  

[이·팔 전쟁] 호주 언론인 160명 "이·하마스 공개 정보 동등 보도" 촉구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언론인 160명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제공하는 정보를 동등한 입장에서 보도하라고 촉구하는 편지를 공개해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호주 공영 ABC 방송·가디언·나인(Nine) 신문사 등에서 근무하는 언론인들과 언론 노조는 전날 모든 호주 언론사 뉴스 보도국을 상대로 낸 공개편지를 통해 사실 확인이 안 된 정보는 출처가 이스라엘이든 하마스든 동일한 '직업적 의심'을 갖고 다룰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가자 지역에 대한 폭격과 봉쇄로 언론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면서 "기자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가리는 양비론을 버리고 진실을 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자들이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인 1천200명을 죽이며 이번 전쟁을 야기한 하마스의 테러에 대해 언급할 때는 반드시 '역사적 맥락'을 추가할 것을 주문했다.
하마스의 테러는 1948년 수많은 팔레스타인을 자신들의 땅에서 추방하고 1967년 가자 지구를 불법 점거한 이스라엘의 행위에 대한 보복 성격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공개편지에 대해 호주 언론사들과 유대계 인사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시드니모닝헤럴드와 디에이지 지(紙) 등이 소속된 나인 신문 편집국은 공개편지에 서명한 기자들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관한 보도에서 배제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이 지침은 "기자 개인의 견해가 뉴스 보도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뿐 아니라 모든 부문에 적용된다"면서 "공개편지에 서명한 직원들은 이번 전쟁 관련 보도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못박았다.
ABC 방송의 저스틴 스티븐스 편집장은 전날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런 편지에 서명한다는 것은 언론인이 갖춰야 할 불편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면서 "방송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 기사에 대한 개인 의견은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이스라엘·유대인 문제 연구소(AIJAC)의 콜린 루벤스타인 소장은 "이번 편지의 의도는 전쟁에 대한 뉴스 보도에서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라면서 "이들 언론인은 아무런 사실 확인 없이 테러리스트 집단인 하마스가 제공하는 사상자 숫자를 그대로 받아 쓰면서 공정 보도 운운한다"고 비판했다.
야당인 자유당의 제임스 페터슨 내무 대변인은 "언론인이든 행동주의자든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같은 복잡하고 논쟁적인 문제는 한쪽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직업적 냉철함을 지닌 언론인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전날 시드니와 멜버른 등 호주 주요 도시에서는 고등학교 학생들이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dc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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