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지구 반대편' 우루과이도 자살률 급증에 시름(종합)

입력 2023-11-27 06:41  

'한국과 지구 반대편' 우루과이도 자살률 급증에 시름(종합)
10만명당 23.2명 '중남미 평균의 2.5배'…'공동화' 농촌서 주로 보고돼
"노령화와 정신건강 언급 꺼리는 문화도 영향"…정부, 대책 마련 부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남미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정세와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남미의 강소국, 우루과이에서 자살률 증가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우루과이 보건부에서 제공하는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루과이 10만명당 자살 사망자는 23.2명으로, 2013년 16.1명에서 약 45% 증가했다.
이는 중남미 전체 평균(9.0명)의 2.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인 한국(2022년 기준 10만명당 25.2명)보다는 낮지만 전세계적으로는 높은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10만명당 기준 90세 이상이 42.8명으로 가장 많았고, 75∼79세(39.0명), 80∼84세(38.1명), 65∼69세(32.7명) 순으로 노령층 비율이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77.9%)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1천 달러 규모(한국 3만2천142달러)로 남미에서 가장 높은 우루과이는 주변국과 비교해 경제력이나 복지 수준, 정세 등이 안정적인 편이라는 받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는 이 같은 상황은 정부에서도 큰 도전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카리나 란도 우루과이 보건부 장관은 지난 7월 기자회견에서 "자살률은 우루과이를 자랑스럽게 만들지 못하는 지표"라며 "자살률은 1990년부터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65세 이상이 국민 15%를 넘을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노령화, 농촌 마을 인구 감소에 따른 공동화 현상과 홀몸 노인 증가, 정신 건강에 대해 언급을 꺼리는 전통적 문화 등이 자살률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고 있다.
몬테비데오대학의 아나 마차도 교수는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에 "젊은이들이 나이 많은 가족을 돌보는 시간을 점점 줄이고 있다"며 "많은 노인이 외로움에 시달릴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실제 농촌 마을인 트레인타이트레스(38명), 라바예하(36명), 소리아노(34명·이상 인구 10만명당 자살률) 지역에서 극단 선택이 발생하는 사례가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세 곳은 지난 30년간 인구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노령화가 심각해졌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최근엔 청소년과 청년층 자살 시도 비율이 느는 추세라고 우루과이 정부는 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약 8개월 동안 보건부에 등록된 자살 시도 건수는 2천896건으로 하루 10건이 넘는데, 이중 절반이 15∼29세였다고 정부는 확인했다.
우루과이 정부는 자살 예방 전략(2021∼2025년)을 지속해서 다듬는 한편 무료 항우울제 보급, 심리치료비용 지원, 정신건강 검진 범위 확대, 자살 예방 교육 인력 확충 등 대안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남한의 1.7배 면적(17만6천㎢)에 350만명이 살고 있는 우루과이는 우리나라와 문자 그대로 지구 정반대 편에 있는 지역(대서양)에서 가장 가까운 국가다. 드넓은 목초지에 농가가 띄엄띄엄 분포하고 있다. 인구 절반 가까이는 수도권에 살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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