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선거 최저 투표율 전망 속 당국 순찰·감시 강화

입력 2023-11-27 12:00  

홍콩 구의원선거 최저 투표율 전망 속 당국 순찰·감시 강화
친중 진영만 출마·직선 의석 대폭 감축에 유세·관심 모두 급감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다음 달 10일 치러지는 홍콩 구의원 선거가 시민의 무관심 속 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당국이 선거 관련 순찰과 감시를 강화했다.
27일 홍콩 공영방송 RTHK와 명보에 따르면 에릭 창 홍콩 정치체제·내륙사무국장은 전날 민영방송 TVB에 출연해 구의원 선거를 겨냥한 공격, 가짜뉴스, 비방, 루머에 대응하기 위한 24시간 감시 특별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창 국장은 "그러한 팀이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 팀은 선거와 관련한 특별한 위험을 고려해 더욱 강력하게 꾸려졌다"고 설명했다.
또 홍콩 경찰 수장인 레이먼드 시우 경무처장은 "구의원 선거 당일 각 투표소에 최소 2명의 경찰관을 배치하고 전략 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복 경찰관도 배치해 수상한 자가 있는지 감시하고 각 선거구의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홍콩 경찰은 지난 15일 일부 지역에서 시내버스 순찰 활동을 개시했다.
경찰관들은 무장한 채 2인 또는 3인 1조로 시내버스에 탑승, 수상한 자를 발견하면 검문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조사를 위해 버스를 정차시킬 수도 있다.
홍콩에서는 2020년 6월 국가보안법 시행 후 시위와 반대의 목소리가 자취를 감췄지만 당국은 여전히 불순 세력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중요 행사나 기념일에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중국이 홍콩 선거법을 대폭 개정한 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구의원 선거다.
직전 구의원 선거는 2019년 11월 거센 반정부 시위 물결 속에 역대 가장 높은 71.2%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에 놀란 중국이 이듬해 홍콩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고, 2021년에는 홍콩의 선거제를 '애국자'만 출마할 수 있도록 개편하면서 홍콩의 모든 공직 선거에는 민주 진영이 참여할 수 없게 돼버렸다.
홍콩 민주 진영은 이번 구의원 선거에 후보를 내려 도전했지만 아무도 출마 자격을 얻지 못했다.
여기에다 지역 유권자가 직접 뽑는 선출직 수도 전체 의석의 95%에서 19%인 88석으로 쪼그라들었다.
4년 전에는 표가 힘을 발휘한다는 희망 속 엄청난 관심을 받았던 홍콩 구의원 선거가 이제는 '친중 진영만의 리그'로 전락한 데다 직선출 의석수도 대폭 줄어들면서 선거 유세와 관심 모두 급감했다.
선거제 개편 후 2021년 12월 치러진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는 민주 진영의 보이콧과 시민 무관심 속 역대 최저 투표율(30.2%)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구의원 선거의 투표율이 20% 정도로 그보다 더 낮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에 홍콩 당국은 투표 독려에 팔을 걷어붙이며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홍콩 정부 1, 2인자인 존 리 행정장관과 에릭 찬 정무부총리는 나란히 17만 공무원에 투표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구의원 선거에서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잉그리드 융 홍콩 공무원 사무국장은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10여개 퇴직 공무원 단체에 투표 독려 서한을 발송했다고 알리면서 "퇴직 공무원들에게 구의원 선거에서 가족, 친구와 함께 시민의 책임을 다할 것을 호소했다. 투표하라"고 썼다.
다만 공무원에 대한 투표 의무화 논란이 일자 전날 창 정치체제·내륙사무국장은 공무원의 투표는 강제가 아니며, 공무원들은 투표 여부를 상관에게 보고할 필요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류둥수 홍콩 성시대 부교수는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많은 이들은 이번 선거를 조정된 선거로 느낀다"며 "사람들은 투표할 이유가 필요한데 현재는 강한 동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홍콩 유권자 충모 씨는 HKFP에 "사람들은 자신의 표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선거는 정부가 당신에게 고를 수 있는 메뉴를 줬지만 이미 어떤 음식을 낼지 결정을 해버린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과거에 나는 관심이 있었고 후보들에 주의를 기울였지만, 지금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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