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에서 죽음의 냄새"…가자지구 휴전에도 여전히 생지옥

입력 2023-11-30 10:50  

"공기에서 죽음의 냄새"…가자지구 휴전에도 여전히 생지옥
가자 보건부 "북부 의료 시스템 60% 붕괴…남부도 열악"
구호 활동가들 "최악의 상황"…유엔, 보급로 확대 등 추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공기에서 죽음의 냄새가 나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에 있는 부레이즈 난민촌에 머무는 하산 자베르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이렇게 전했다.
지난 24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이 시작되고 고향인 부레이즈로 돌아온 그는 "시체들이 아직 무너진 건물 잔해 밑에 깔려 있다"며 "거리는 오물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이번 전쟁으로 처제와 사촌 가족 전부를 잃은 그는 "우리는 어떤 정파도 지지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며 "이제 누가 평화를 믿겠나. 평화라는 말은 난센스"라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일시휴전으로 가자지구에 민간인들을 위한 구호품이 반입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초토화된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은 여전히 참혹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 북부지역 병원들의 의료시스템 60% 이상이 기능 불가 상태라고 미국 CNN 방송이 전했다.
특히 수술실과 중환자실의 60%, 신장투석장치의 62%가 최근 손실됐고, 인큐베이터 76개, 출산 침상 150개를 잃었다고 보건부는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비교적 덜 미친 남부지역 역시 사정은 좋지 않아 현재 기능 중인 1차 의료센터(PHCC)는 9곳에 불과하다고 보건부는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쟁 발발 48일 만인 지난 24일 휴전을 시작하면서 가자지구에 식량·물 등 구호품이 보급되고 있지만, 현지 상황을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구호 활동가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가자지구의 피해 규모가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달 7일 하마스에 대한 '피의 복수'를 선언하고 가자지구를 공습한 뒤 1만3천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다.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대한 무차별 공습이 빚어낸 결과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학자인 제니퍼 리닝은 WP에 "지도자로서, 활동가로서, 분석가로서 이런 끔찍한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구호품이 들어갈 통로가 지나치게 제한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구호 단체의 지원품을 반입하기 위한 유일한 통로는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검문소 뿐이다.
유엔은 라파 검문소가 트럭을 원활하게 운행하기에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차단 중인 케렘 샬롬 검문소를 추가로 열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스라엘·이집트 등 관련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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