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UAE 자본의 텔레그래프 인수 조사하기로

입력 2023-12-01 16:32  

영국 정부, UAE 자본의 텔레그래프 인수 조사하기로
"뉴스 정확성·표현의 자유 보장 여부 검토"
UAE 투자사 "편집권 독립 보장할 것…조사 적극 협조"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자본이 영국의 유력 매체 텔레그래프를 인수하려고 나선 가운데 영국 정부가 보도의 정확성과 표현의 자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루시 프레이저 문화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날 "통신 미디어 규제 기관인 오프콤(Ofcom)과 경쟁시장청(CMA)에 해당 인수를 검토해 내년 1월 26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프레이저 장관은 "텔레그래프 미디어 그룹의 현 소유주인 바클리 형제와 인수 주체인 투자사 레드버드IMI에는 정부의 '공익적 개입'을 알리는 공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 미디어 그룹은 165년 넘는 역사를 지닌 유력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자매지 스펙테이터 매거진 등을 소유한 영국의 미디어 그룹이다.
주로 보수 성향의 논조를 보여왔으며 영국의 현 집권 여당인 보수당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2000년대 초 영국의 자본가 바클리 형제가 그룹을 인수해 약 20년간 소유해왔으나 이들이 오랫동안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올해 6월 채권은행인 로이즈의 관리 상태로 넘어갔다.
이후 투자사 레드버드IMI가 지난 달 초 회사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텔레그래프는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레드버드IMI는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 등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사 '레드버드 캐피털 파트너스'와 아랍에미리트 왕족이자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시티의 소유주인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부총리가 지원하는 '국제 미디어 투자회사(IMI)'가 합작해 만든 투자사다.
제프리 저커 전 CNN 사장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으며, 회사 자본금 대부분은 만수르 부총리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레드버드IMI는 바클리 형제와 텔레그래프 미디어 그룹이 지고 있는 15억 달러(약 1조9천500억원)의 부채를 상환하는 대신 출자전환을 통해 그룹의 경영권을 넘겨받기로 바클리 형제와 합의한 상태다.
그러나 권위주의 국가인 아랍에미리트 자본의 유력 언론사 인수 시도에 영국 정치권 등에서는 국가안보와 언론 개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영국 정부는 지난주 공익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날 정부 개입을 공식화했다.
프레이저 장관은 뉴스의 정확한 보도와 신문에서 의견 표현의 자유의 필요성과 관련해 규제 당국이 이번 인수 계약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드버드 IMI는 이날 정부의 조사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레드버드 IMI는 텔레그래프와 스펙테이터의 기존 편집국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편집권의 독립이 매체의 명성과 신뢰도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래프 미디어 그룹은 이에 대해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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