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후 누가 통치하나…美 '차악의 대책' 찾는 중

입력 2023-12-04 17:05  

가자지구 전쟁후 누가 통치하나…美 '차악의 대책' 찾는 중
미, 팔 자치정부에 이양 선호…낮은 지도력· 지지도가 문제
전문가 "나쁜 선택지 중 최선"…팔 주민들 반응은 '싸늘'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끝나면 가자지구를 누가 통치할 것인가.
이스라엘이 하마스 궤멸을 위한 군사작전을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확대한 가운데 미국은 가자지구 전후 구상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나쁜 선택지밖에 없지만 이중 그나마 가장 나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선호하는 차악의 선택지는 현지 지지도는 낮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활성화해 종전 후 가자지구를 맡기는 것이다.
하마스는 2007년 가자지구에서 PA를 쫓아내고 15년 넘게 통치하고 있다.

문제는 PA에 가자지구 통치권을 넘기는 것은 이스라엘 정부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인들에게도 인기가 없는 방안이라는 점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방문했을 때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전시키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은 "쉬울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더 많은 테러 공격, 더 많은 폭력, 더 많은 무고한 고통 같은 대안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를 허용하지 않겠지만 하마스는 중동 지역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여전히 인기가 있다.
이스라엘과 1주일간 휴전 때 이스라엘에 있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하마스의 인질 석방 대가로 풀려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인들은 자국이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자치권을 일부 박탈하는 과도기에 접경지역 완충지대 설치 등 안보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종전 후 가자지구의 법과 질서를 누가, 어떻게 유지할지는 간단치 않은 사안이다.
미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데니스 로스 연구원은 종전 후 가자지구의 안정적 권력 이양을 위해서는 누구도 재무장할 수 없는 메커니즘을 갖춘 비무장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PA가 가자지구에서 뭔가를 운영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PA의 행정·치안 능력과 리더십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가자지구에 유엔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는 방안이 있지만 이스라엘은 원치 않는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비판하는 유엔이 향후에도 자신들의 편에 서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아랍 국가들은 자국 보안군 파병에 회의적이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무력을 사용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가이트 알-오마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PA에 힘을 실어주고 궁극적으로 완전한 팔레스타인 국가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랍 국가들을 복잡한 가자지구 권력 이양 논의에 참여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PA를 내세우고 있지만 PA가 최근 몇 년간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한 것은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PA는 그만큼 자신들이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신뢰를 잃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PA 수반은 현재 88세로 18년째 재임 중이다.
PA 장관 출신으로 현지 인권운동가인 샤키 이사는 "PA는 부패한 것으로 인식된다"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지지를 못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출신 사프완 자말(28)은 PA는 부패로 가득 찼고, 우리를 통치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30일 아바스 PA 수반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PA는 부패와 싸우는 등 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유권자들이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입장을 볼 때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 하마스가 선거에서 이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미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브라이언 카툴리스 부소장은 "PA는 처음부터 매우 나쁜 선택지들 가운데 최선일 수 있다"고 말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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