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콩 최대 親中정당 "투표율만이 선거 성공 잣대 아냐"

입력 2023-12-09 08:00  

[인터뷰] 홍콩 최대 親中정당 "투표율만이 선거 성공 잣대 아냐"
DAB 부대표 "홍콩 유권자들, 행정부 업무 만족…투표 절박감 덜 느낄 수도"
"투표율 낮다면 정부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홍콩에 대립이 없기 때문일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오는 10일 치러지는 구의원 선거에 대한 시민들 관심이 저조한 가운데 친중 진영 최대 정당 부대표가 투표율이 낮게 나온다면 민심이 정부에 반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홍콩 사회에 대립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최대 친중 진영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民建聯·DAB)의 홀든 초우(44) 부주석은 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을 접촉해보니 그들은 현재 홍콩의 정치 상황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시행 후 우리의 안정과 안전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은 대체로 존 리 행정부 업무에 만족하고 있고 일부는 누가 이번 구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더라도 좋은 거버넌스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많은 서구 국가의 양극화 사회와 달리 큰 대립이 없는 홍콩에서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투표해야 하는 절박함을 덜 느낄 수 있다"며 "만약 투표율이 낮다면 그것은 결코 사람들이 정부에 불만을 느끼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구의원 선거는 2021년 홍콩이 '애국자'만 출마할 수 있게 선거제를 뜯어고친 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구의원 선거이다.
선거제 개편으로 2021년 12월 입법회(의회) 선거에 이어 이번 구의원 선거에도 친중 진영만 출마하게 됐다.
2021년 입법회 선거가 시민 무관심 속 역대 최저 투표율(30.2%)을 기록한 가운데, 이번 구의원 선거의 투표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9년 11월 거센 반정부 시위 도중 치러진 직전 구의원 선거는 민주화 요구 속 역대 가장 높은 71.2%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민주당 등 범민주 진영이 전체 선출직 452석(전체 의석의 94%) 중 392석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선거제 개편으로 구의회는 선출직이 88석(전체의 19%)으로 대폭 감축됐다. 전체 의석의 5분의 1만이 지역 유권자의 손에 달린 것이고, 나머지는 친중 진영 단체와 정부에서 채운다.
그런데 그 5분의 1을 놓고 벌이는 선거마저 친중 진영만 출마 자격을 얻은 것이다.
유권자가 뽑는 88석을 놓고 민건련이 44명, 공련회(工聯會)가 24명, 신민당(新民黨)이 17명의 후보를 각각 냈다.
홍콩 정부는 구의원 선거에 관한 관심이 저조하자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초우 부주석은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투표율이 선거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유일한 잣대가 아니다"라며 "이번 구의원 선거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좋은 거버넌스를 위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이행하고, 입법회에 이어 구의회에서도 높은 자질의 애국자를 선출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전 구의회에서는 일부가 중국에 대한 증오를 조장하고 혼란을 부추겼으며, 민주 진영 구의원들은 지역구민을 위한 봉사를 완전히 내팽개치고 비정치적 문제들을 외면하면서 권력을 남용해 구의회에서 혼란을 야기했다. 그 결과 주민들은 고통받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2019년 구의원 선거의 투표율이 높았지만 그 결과는 구의회 마비였다"며 "대다수 구의원은 구의회를 정치화하려고만 했고 중국을 적대시하고 중국의 홍콩 통치를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선거가 폭력과 위협, 혼란으로 점철되면서 내 사무실은 선거일 전까지 3차례 파손됐다"며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이 나왔지만, 그러한 혼란스러운 선거를 홍콩인들이 환영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 진영이 이번 선거에 출마 자격을 얻지 못한 것에 대해 "그들 중 일부가 2019년 중국에 반대해 폭력적인 혼란과 파괴에 적극 가담했었는데, 지금 그들이 진짜 애국적이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진심으로 지지하는지를 어떻게 대중에 증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구의회가 친중 진영으로만 채워지게 되면서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다양성 실종 속 정부 거수기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초우 부주석은 "동성 결혼 합법화 같은 문제에서 출마한 후보자들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새로운 체제 아래에서 우리의 애국적 정치인들은 정부에 건설적 조언을 하고 정부의 활동을 활발히 감시해 견제와 균형을 구현할 것"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양극화된 사회의 피해를 감내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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