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법원 "줄루족 왕 인정 대통령 조처는 위법"

입력 2023-12-12 19:24   수정 2023-12-12 20:00

남아공 법원 "줄루족 왕 인정 대통령 조처는 위법"
"일단락된 줄루족 왕위 계승 분쟁 재점화 조짐"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부족 줄루족의 새 왕을 인정한 대통령의 조처가 위법으로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고 뉴스24, 데일리매버릭 등 현지 매체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남아공 하우텡주 프리토리아 고등법원은 전날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미수줄루 카즈웰리티니 왕을 줄루족의 왕으로 인정하고 관련 증서를 수여한 조처가 관련 절차를 지키지 않아 무효라고 판결했다.
재판장인 노먼 데이비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라마포사 대통령이 왕실 구성원 일부의 반대와 우려를 인지했는데도 아무런 조처 없이 줄루족의 관습법을 따르지 않고 미수줄루 왕을 새 왕으로 인정한 것은 불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 조처의 적법성에 대한 판단일 뿐 누가 줄루족의 정당한 왕인지에 대한 판단은 아니다"라며 "미수줄루 왕의 즉위를 무효로 하는 것으로 읽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원의 이번 판결로 2021년 3월 굿윌 즈웰리티니 왕의 별세 이후 1년 넘게 이어졌던 줄루족 왕위 계승을 둘러싼 분쟁이 다시 점화될 조짐이라고 뉴스24 등은 전망했다.
작년 10월 즉위한 미수줄루 왕은 약 50년을 군림한 굿윌 즈웰리티니 왕과 셋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이다. 굿윌 즈웰리티니 왕은 6명의 부인과 최소 28명의 자녀를 뒀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해 즉위식에서 미수줄루 왕이 줄루족의 정식 왕이라는 커다란 인증서 표구를 직접 전달하며 왕위 계승 분쟁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미수줄루 왕의 이복 형인 시마카테 줄루 왕자 등은 라마포사 대통령의 조처에 이의를 제기하며 법원에 적법성 판단을 요구했다.
6천만명의 남아공 국민 중 약 1천100만명에 달하는 줄루족의 왕은 19세기 영국 제국주의와 맞서 싸운 정복 군주 샤카 왕의 후손이다.
줄루 왕은 행정권은 없으나 줄루족의 전통 관습과 가치관의 수호자로 동부 콰줄루나탈주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줄루족 거주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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