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촉구" vs "실망"…'화석연료 멀어지기' 합의안에 온도차

입력 2023-12-13 16:02  

"명확한 촉구" vs "실망"…'화석연료 멀어지기' 합의안에 온도차
초안에 '단계적 퇴출' 빠진 뒤 진통하다 막판 타협
"고도의 외교 결과"…"저개발국·개도국 지원 내용 불충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공동선언 합의안에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을 시작한다는 문구가 담긴 데 대한 각계의 반응은 온도차를 보였다.
화석연료의 생산·소비의 저감에 대한 표현이 미리 제시된 초안보다는 진전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며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저개발국·개발도상국 지원에 대한 세부 내용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기후환경부 장관인 에스펜 바스 아이데는 "전 세계가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이라는 이렇게 명확한 표현에 한뜻으로 뭉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마치 '방 안의 코끼리'와 같은 문제였다"며 "수많은 대화와 고도의 외교가 끌어낸 결과"라고 덧붙였다.
환경연구기관 세계자원연구소(WRI)의 세계기후프로그램 디렉터 멜라니 로빈슨 역시 "(새 합의안이)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명확히 촉구한다"며 "이는 기후변화에 대항하는 싸움에서 확실한 효과를 이끌고 석유·가스 업계로부터의 거대한 압력을 넘어서도록 할 것"이라고 호평했다.
기후 싱크탱크인 파워시프트아프리카(PSA)의 모하메드 아도우 이사는 "어떤 사람들은 이 회의에 너무 높은 기대를 했을 수 있다"며 "새 초안은 석유·가스 생산자들조차도 우리가 화석연료 없는 세상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합의안의 내용이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미국 싱크탱크인 아시아소사이어티의 중국 기후 허브 디렉터 리 숴는 "소폭 진전됐다"면서도 "더욱 심화하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고려하면, 단호한 행동을 위해 각 국가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모으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비영리단체 참여과학자연대(UCS) 기후·에너지 정책 책임자인 레이첼 클리터스는 초안의 새 표현이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면서도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전환 등을 위한 기금 관련 조항이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비영리단체 데스티네이션제로(DZ)를 설립한 캐서린 아브레우 역시 "화석연료 시대의 종언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이 담겼다"며 "다만 어떤 나라가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고 이를 위해 누가 비용을 댈지 등을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의 글로벌 기후·에너지 부대표 스티븐 코넬리우스는 "화석연료와 관련한 표현이 훨씬 진전됐다"면서도 "석탄과 석유, 가스를 퇴출해야 한다는 요구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미나 라만, 제3세계네트워크(TWN) 대표 역시 새 초 '손실과 피해 기금'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손실과 피해는 선진국이 수백년간 화석연료를 태워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현재 기후위기를 불렀으니 피해국에 이를 보상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작년 총회(COP27)에서 당사국들은 손실과 피해 기금을 마련하기로 처음으로 합의한 바 있다.
지난 12일을 폐회일로 예정했던 COP28의 참가국들은 합의문 조문을 놓고 격렬한 논쟁을 이어왔다.
앞서 폐회를 하루 앞두고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작성해 공유한 합의문 초안에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 out) 이라는 문구를 빼면서 논란을 촉발했다. 당시 초안에는 화석연료 생산·소비를 줄일 '수 있다'(could)라는 표현이 대신 담겼다.
그 뒤 참가국들은 치열한 토론을 이어간 끝에 '단계적 퇴출'과 '(그럴) 수 있다'는 표현의 절충 격으로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이라는 표현을 담은 새 초안을 도출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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