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사이언스] 550㎞ 상공서 전파로 본 가림 없는 세상

입력 2023-12-16 10:11  

[이지 사이언스] 550㎞ 상공서 전파로 본 가림 없는 세상
KAIST, 차세대 소형위성 2호에 탑재된 SAR 최근 촬영 영상 공개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지난 5월 25일 3차 발사된 누리호를 타고 지구 상공 550㎞ 태양동기궤도(궤도면과 태양이 이루는 각도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궤도)로 올라간 차세대 소형위성 2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에서 개발한 이 위성에는 역시 우리 기술로 만든 관측장비인 소형 X-대역 영상레이더(SAR)가 탑재돼 있다. 국산 SAR가 우리 위성에 탑재된 것은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처음이었다.
SAR가 지구를 관측한 결과물은 보통 사진과 같은 형태로 보게 되지만, 사실 SAR는 가시광선을 받아들이는 광학카메라와는 크게 차이가 있다.

SAR는 우주 상공에서 지구를 향해 전파를 쏜 후 전파가 굴곡면에 반사돼 돌아오는 미세한 시차를 순차적으로 합성해 지상 지형도를 만들어 낸다.
거칠게 비유하자면, 음파를 인체 내부로 전파해 반사된 음파를 영상정보로 변환해 보는 초음파 검사장비를 음파가 아닌 전파를 활용해 우주적 차원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SAR는 전파가 반사되는 것을 이용하기 때문에 밤낮과 관계없이, 기상 상황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지상을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광학카메라는 구름이 가리면 구름 아래 지상은 관측할 수 없고 빛이 없는 밤에도 촬영이 제한된다.


너비 5.2m 안테나를 펼친 차세대소형위성2호가 SAR를 작동하면 최대 관측폭 40㎞로 위성 진행 방향에 맞춰 지상 지형정보를 수집한다.
위성이 지구를 하루 15.08 바퀴 도는 만큼 굉장히 빠른 시간에 지표면을 훑게 된다. 위성 자체 이동과 지구의 자전이 있기에 SAR가 지구상 한 지점에서 촬영한 뒤 똑같은 지점으로는 다시 오는 데는 28일이 걸린다.

해상도는 가로 5m, 세로 5m를 하나의 점으로 표시한다. 군사 정찰위성에 쓰이는 SAR보다는 해상도가 낮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저해상도라도 구름 등으로 인한 가림이 전혀 없는 관측 영상이 활용되는 곳은 다양하다.
이미 차세대 소형위성 2호의 SAR 영상은 국내 여러 연구소에서 활용하고 있다.
극지연구소는 한파와 장마 등 한반도 이상기후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북극 해빙 변화 탐지를 위해 SAR 영상을 활용한다. 구름이 많고 연중 절반이 극야인 북극의 특수환경 조건 때문에 SAR 영상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북극 해빙의 움직임이나 면적 변화를 추적할 뿐만 아니라 남극 장보고기지 주변 해빙 활주로 상태도 SAR 영상으로 모니터링한다.
국립공원공단은 SAR 영상을 활용해 산림 보호지역에 대한 생태변화를 탐지·측정하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기름 유출이나 해양오염을 모니터링하는 데 SAR 영상을 활용할 계획이다.

KAIST는 지난 8월 말부터 최근까지 SAR가 촬영한 사진 일부를 16일 공개했다. 여기에는 태안해안국립공원, 강화도 등 국내 지역과 백두산, 금강산 등 북한 지역, 홍수가 났던 리비아 데르나 지역 등 세계 여러 곳의 사진이 포함됐다.
통상 지구 상공 100㎞ 정도를 벗어나면 국가의 주권이 미치는 영공을 넘어선 우주로 보기 때문에 그 위를 지나는 위성이 다른 나라를 촬영하더라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게 장태성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차세대소형위성2호 사업단장의 설명이다.
SAR 위성은 지난 4일 제주도 해상 바지선에서 3차 시험발사에 성공한 고체 연료 추진 우주발사체(로켓)에도 탑재됐다. 한화시스템[272210]이 개발한 이 SAR 위성은 지구 상공 650㎞ 궤도에 안착한 이후 발사 당일 한화시스템 용인연구소 위성관제센터와 쌍방교신에도 성공, 앞으로 본격적인 지구 관측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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