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들, 美 제재 피해 말레이에 첨단반도체 칩 조립 요청"

입력 2023-12-18 14:45  

"中 기업들, 美 제재 피해 말레이에 첨단반도체 칩 조립 요청"
칩 패키징 허브 말레이시아, 中반도체 설계기업들로부터 '러브콜' 받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미국의 첨단반도체 제재를 피하기 위해 반도체 패키징(조립 포장)의 허브로 통하는 말레이시아 기업들을 찾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3명의 소식통은 구체적인 기업명을 공개하지 않은 채 중국 기업 2곳이 말레이시아 칩 패키징 기업에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칩 제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전 세계 반도체 패키징, 조립, 테스트 시장의 13%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를 2030년까지 15%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설계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 대상인 칩 웨이퍼 제조를 뺀 반도체 조립만을 말레이시아 기업들에 요청하고 있으며, 일부 계약은 이미 합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그동안 인공지능(AI) 혁신용 또는 슈퍼컴퓨터 및 군사 응용 프로그램을 강화할 수 있는 첨단 기술에 중국이 접근하는 걸 제한할 목적으로 각종 조처를 해왔다.
실제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7일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나 인공지능 칩 등의 중국 수출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지난 8월 9일 첨단반도체·양자컴퓨팅·AI 등 3개 분야와 관련된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등 자본 투자도 규제했다.
미 상무부는 아울러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사양이 낮은 AI 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걸 차단하기 위해 지난 10월 ▲ AI 칩 규제 강화 ▲ 제재 우회 차단 등을 골자로 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미국의 제재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AI 붐으로 첨단반도체 칩의 수요가 커지면서 중국의 관련 기업들은 말레이시아의 고급 패키징 기술 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반도체 칩을 통합해 성능을 극대화하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은 칩 성능을 크게 향상할 수 있어 조만간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도 중국 반도체 설계 기업들의 말레이시아 우회 생산을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기업 유니셈의 존 치아 회장은 "무역 제재와 공급망 문제를 겪는 중국의 반도체 칩 설계 기업이 말레이시아에서 (조립 생산) 공급원을 확보하려 한다"고 확인했다.
로이터는 중국의 이런 시도가 말레이시아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자칫 미국의 분노를 자아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치아 회장은 "유니셈의 고객 대부분이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우리의 사업 거래는 완전히 합법적이고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전(前) 계열사인 엑스퓨전(Xfusion)은 지난 9월 말레이시아의 GPU 서버 제조업체인 네이션게이트(NationGate)와 제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상하이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 스타파이브(StarFive)는 말레이시아 페낭에 디자인센터를 건립 중이어서 주목된다.
이외에 말레이시아 정부가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온 가운데 미국 인텔은 지난 2021년 말레이시아에 70억 달러(약 9조800억원) 규모의 고급 칩 패키징 공장 건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독일 반도체기업 인피니온은 지난 8월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 확장을 위해 50억유로(약 7조8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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