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마비 위기' 몰아넣은 후티 반군은…시아파 분파 뿌리

입력 2023-12-19 12:12   수정 2023-12-19 16:51

홍해 '마비 위기' 몰아넣은 후티 반군은…시아파 분파 뿌리
사우디·수니파 맞서 저항운동…이란 지원으로 내전에서 우위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을 잇따라 공격,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핵심 교역로를 마비 위기로 몰아넣으면서 세계 물류와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이에 따라 홍해 항로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다국적 함대 작전까지 창설되자 그간 국제사회의 스포트라이트에서 다소 벗어나 있던 후티 반군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와 영국 이코노미스트,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시아파 분파인 자이드파 인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북예멘에서 대두했다.
자이드파는 예멘 인구의 약 35%를 차지하는 소수파이며 예멘의 다수파는 수니파다.
수니파가 주도하는 예멘 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으로 1980년대 북예멘에서 수니파 근본주의인 살라프파(살라피즘)가 세력을 넓히자 이에 맞서 자이디파에서도 저항 운동이 나타났다.
자이드파 성직자인 후세인 알 후티의 주도로 1992년 결성된 자이드파 단체 '믿는 청년들'(the Believing Youth)이 후티 반군의 뿌리가 됐다.
알 후티와 이 단체의 지지세가 북예멘에서 차츰 커지자 예멘 정부의 탄압도 거세졌다.
2003년에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예멘 정부가 지지하자 알 후티는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다.
사우디와 맞서면서 같은 시아파인 이란 쪽으로 기운 알 후티의 세력은 이란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저항의 모델로 언급하면서 본격적으로 반미·반이스라엘을 기치로 내걸었다.
결국 2004년 정부군이 알 후티를 사살하자 그의 세력은 그의 이름을 딴 후티 반군을 자처했다.
이들은 암시장이나 예멘 군에서 빼돌린 무기 등으로 무장하고 봉기, 예멘 정부와 본격적인 내전에 들어갔다.
이후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예멘의 독재자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국민들의 저항으로 쫓겨났고 후티 반군은 내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후티 반군이 '신의 수호자'라는 뜻의 '안사르 알라'를 공식 명칭으로 채택한 것도 이 무렵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은 후티 반군은 2014년 예멘 북서부에 위치한 수도 사나를 비롯한 예멘 서부 대부분을 장악했으며,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은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은 사우디로 도주했다.
이어 2015년에는 하디 대통령의 요청으로 사우디 군이 개입, 국제전으로 번졌다. 이후 수년간 사우디 군이 주도한 약 2만5천회의 공습으로 1만9천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하는 참상이 빚어졌다.
결국 작년 4월 휴전으로 예멘 내전이 일단 가라앉으면서 후티 반군은 사나 등 확보한 지역의 지배권 강화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지난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자 개입에 나섰다.
후티 반군은 10월 31일에는 미사일·무인기(드론)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이어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발표하고 각국 선박들을 잇따라 미사일·드론 등으로 공격하고 나포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1천600㎞ 이상 떨어져 있는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 가능한 미사일이 몇 기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할 역량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란의 지원으로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드론 등을 갖춰 바로 앞바다인 홍해를 위협하기에는 충분한 군사력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예멘 전문가인 스테이시 필브릭 야다브는 예멘에서 팔레스타인 지지여론이 극히 강해서 후티 반군이 이처럼 이스라엘 관련 선박 공격으로 예멘 국내의 인기를 높일 수 있다고 타임지에 설명했다.
또한 아랍권이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로 들끓는 가운데 그간 예멘 지역에만 국한된 영향력을 이번 공격으로 아랍권 전반으로 넓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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