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떠나는 스위스 대통령 고별인사…"전례 없는 배움 얻어"

입력 2023-12-22 00:52  

정계 떠나는 스위스 대통령 고별인사…"전례 없는 배움 얻어"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직책을 모두 내려놓고 정치권을 떠나겠다고 밝힌 알랭 베르세(51) 스위스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자국 의회에 출석해 고별 인사를 했다.
베르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스위스 베른의 연방의회 회의장에서 "저는 떠납니다. 마음으로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방장관과 2차례의 대통령 직무를 수행한 12년간의 세월을 떠올리면서 "많은 일이 잘 풀리지 않았지만 그건 정치 생활의 일부였다"면서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전례 없는 배움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엄중한 분위기의 발언대에서도 농담을 잘 섞곤 했던 베르세 대통령은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고 떠날 수도 있지만 목요일 아침에 하기엔 너무 과한 말"이라며 고별사를 마쳤다.
스위스는 연방장관 7명이 순환하며 1년씩 대통령을 맡는다.
2011년 연방장관들의 회의체인 연방평의회 구성원이 된 베르세 대통령은 올해까지 2차례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대통령이 아닐 때는 내무부 장관 겸 보건부 장관으로 오래 재직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보건부 장관으로서 보건 위기에 대응했던 모습이 스위스 국민에게 각인돼 있다. 매주 기자회견을 열어 방역대책을 발표하면서 그에겐 '미스터 코비드'라는 별칭이 따라붙었다.
2020년 말 방역 수위를 때 이르게 완화했다가 오미크론 하위변이로 인한 대유행의 파고 속에 스위스 내 코로나19 감염률이 치솟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베르세 대통령은 지난 6월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기자회견을 자청해 연말까지만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연방장관직까지도 함께 내려놓겠다고 했다.
스위스 연방장관 7명의 임기는 4년이지만 스스로 사의를 밝히기 전까지는 횟수 제한 없이 연임이 가능하다. 대통령직을 마쳐도 장관직을 이어갈 수 있었던 베르세 대통령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선언하면서 작지 않은 파장이 일었다.
그는 "모든 것을 바쳤고 떠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는 말 외에는 정계를 떠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힌 바 없다.
베르세 대통령의 뒤를 이어 비올라 암헤르트(61) 현 국방부 장관이 내년 1월부터 스위스의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베르세 대통령이 함께 내려놓은 연방장관 자리는 신임 연방평의회 각료로 선출된 베아트 얀스(59) 바젤주(州) 주지사에게 돌아갔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