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크라전에 노났다…대러무역 급증 속 자동차 수출 불티

입력 2023-12-22 11:20  

중국, 우크라전에 노났다…대러무역 급증 속 자동차 수출 불티
러시아, 우크라 침공 제재에 서방에서 중국으로 수입처 변경
러시아산 원유·가스는 값싸게 조달하며 경제적 반사이익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중국 북동부에 있는 헤이룽장성 헤이허시. 최근 이곳에서는 아무르강(중국명 헤이룽장)을 건너 러시아로 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트럭들이 목격됐다.
러시아로 수출되는 중국 국영 자동차제조업체인 상하이자동차(SAIC)의 트럭들이다.
러시아와의 접경 지역인 헤이허시의 한 트럭 판매대리점은 러시아 덕분에 지난해 매출이 두배로 뛰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이런 모습을 전하며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상당한 경제적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와 현지 진출 서방 기업들의 철수로 생긴 빈자리를 중국 기업들이 메우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자동차에서부터 컴퓨터 칩까지 필요한 수입품의 조달처를 서방에서 중국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중국의 교역액은 올해 1~11월 2천억달러(260조원)를 넘어섰다. 이같은 액수는 양국이 2024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교역규모다.
올해 들어 11개월간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9% 치솟았다.


가장 큰 수혜자는 중국 자동차제조업체라고 NYT는 분석했다.
중국은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 급증에 힘입어 올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 자리에 올랐다.
2021년 8%에 불과하던 중국 자동차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55%로 뛰었다.
미 샌디에이고에 있는 아시아자동차 컨설턴트 마이클 던은 "한 국가의 자동차업체들이 이처럼 빨리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중국이 횡재를 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러시아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모두 철수했다.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군인들의 가족 대부분은 중하위층으로, 이들이 저렴한 중국 자동차 구매를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알렉산드르 가부예프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장은 숨지거나 장애를 입은 참전 군인의 가족들이 정부와 보험사에서 받는 수당 및 보험금(사망 시 9만달러·1억1천만원)의 일부를 차량 구매에 쓰는 것으로 봤다.
러시아는 참전 군인의 사망자와 부상자 수를 발표하지 않지만, 미국은 31만5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NYT는 러시아에 수출된 중국산 트럭 등 일부 민수 품목이 군사적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도 짚었다.
서방으로 수출하는 길이 막힌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는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중국에 공급되고 있다.


이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국제 시장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진 독일 등 서방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러시아와의 교역 확대는 '제로 코로나'(무관용 코로나19 방역정책)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중국 경제에 '단비'가 됐다.
국경 지역에서 트럭 정류장, 세관 시설, 철도 차량 기지, 송유관 등 부족한 기반 시설의 확충이 필요해지자 중국 건설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와 만나 "중·러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양국 인민의 근본적 이익을 기반으로 하는 양국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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