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도 커피도, 쌀도…러 식품가격 상승에 깊은 주름

입력 2023-12-22 19:50  

계란도 커피도, 쌀도…러 식품가격 상승에 깊은 주름
현지 언론, 내년 주요 식품가 인상 전망…환율·제재 영향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22일(현지시간) 러시아판 '스타벅스 커피'인 '스타스 커피'의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가장 큰 사이즈) 가격은 300루블(약 4천200원)이다. 두 달 전 가격은 295루블이었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계란값 인상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민과 대화 행사에서 계란값 폭등에 불만을 토로하는 한 시민에게 "정부 정책 실패"라며 이례적으로 거듭 사과했다.
1년 새 40% 이상 상승한 계란 가격을 내리기 위해 러시아는 계란 수입 관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하고 튀르키예 등에서 계란을 대거 수입하는 등 비상 조치에 나섰다.
러시아에서는 내년에도 각종 식품의 출고가가 줄줄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서민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여러 식품 제조업체가 유제품 5%, 주스·음료·커피 15∼16%, 초콜릿 7∼14%, 쌀 22% 등 가격 인상 방침을 소매점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커피는 세계 최대 커피 공급국 중 하나인 브라질의 극심한 가뭄으로 세계적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쌀 역시 올해 인도와 태국이 흉년으로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콩은 지난달에만 세계 평균 가격이 11% 상승했으며, 지난 1년간 코코아 원재료 가격은 달러 기준을 30∼35%, 루블 기준으로 2배 이상 올랐다고 러시아 농업전문연구소 AB센터의 알렉세이 플루고프가 설명했다.
여기에 러시아의 특수한 상황이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으면서 환율이 불안정해지고 물류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서방의 자동차 업체가 줄줄이 철수한 영향으로 자동차 가격이 비싸지면서 국내 운송비가 상승했다. 예를 들어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운송 요금은 올해 3∼12월 사이 50% 이상 인상됐다고 코메르산트는 설명했다.
러시아의 한 택배 회사는 직원 급여, 창고 임대료가 모두 대폭 상승했다며 상품 배송 비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불안정해진 환율은 수입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렸다. 유제품의 경우 원유 수입가는 0.2% 하락했으나 수입 백신과 사료 첨가제 등 축산 분야 부수비용이 상승해 가공 원가가 15% 증가했다.
내년 와인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의 와인 유통업체 '심플 와인'은 지난해 유리한 환율로 구매한 와인 재고가 올해 말 소진될 예정이며 새 환율로 구매한 와인은 더 비쌀 것이라고 예고했다.
뱌체슬라프 체글로프 러시아경제대 교수는 뉴스.루 인터뷰에서 "새해부터 공급 업체들이 평균 판매 가격을 10∼15% 인상할 계획"이라며 "가격 통제 조치가 없으면 소매점에서도 3월까지 가격이 10∼15%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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