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홍해 무력시위' 격화…확전 우려하는 美, 커지는 딜레마

입력 2023-12-26 10:47   수정 2023-12-26 16:29

후티 '홍해 무력시위' 격화…확전 우려하는 美, 커지는 딜레마
이란 배후 의혹…가자지구 전쟁 속 무력 대응시 중동 위기 고조
후티, 다국적 함대 출범에 추가 공격 위협…"가자 휴전이 해법"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에 대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교역의 주요 바닷길인 홍해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 반발해 홍해에서 상선들을 공격하는 후티 반군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홍해로 번질 수 있어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다.
친이란 후티 반군과의 무력 충돌은 이란을 자극해 중동 지역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의 홍해 운항 선박 공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서 새로운 전선을 형성해 미국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이 가자지구 전쟁이 홍해로 번지는 것을 어떻게 막을지가 주목된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중동국장을 지낸 앤드루 타블러는 "이란을 포함해 모든 나라가 사태 악화를 피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후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선박은 지난 23일 2척을 포함해 모두 15척으로 늘어났다.
후티 반군의 공격은 지난 11월 후반 3건에서 12월 전반 8건으로 늘었다.
이스라엘이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개시한 이후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연계된 목표물을 공격하고 있다.
이란과 연계된 다른 민병대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 기지에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했다. 이란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로켓 공격을 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후티 반군의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해 홍해에 해군 함정을 배치하자 일부 선사가 운항 재개를 결정했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세계 2위 해운업체 머스크는 24일 미국 주도 다국적 해군함대의 출범에 힘입어 컨테이너선의 홍해 항로 운항 재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의 글로벌 에너지기업 BP,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에퀴노르 등 대형 화주들은 홍해 항로를 다시 이용할 계획이 아직 없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있는 홍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거리 항로로, 전 세계 상품 교역량의 12%가 지나간다. 이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 일부가 아프리카 쪽으로 멀리 돌아가면서 운송 지연과 비용 급증 등을 겪고 있다.



후티 반군은 25일 홍해에서 미국 주도 다국적 함대에 맞서 더 많은 선박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티 반군의 모함메드 압둘 살람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홍해를 군사화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미 당국자들은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가자지구 전쟁을 점차 끝내라고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그러나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안에서는 물론 미국과 이스라엘 간에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 행정부 내 일각에서는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 등 분쟁을 키울 수 있는 조치를 피하고 싶어 한다.
미국 입장에서 후티 반군의 행동을 항상 예측할 수 없다는 게 딜레마다. 특히 '뒷배'인 이란의 입김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란군이 후티 반군에 홍해 운항 선박을 표적으로 삼게 실시간 정보와 무인기, 미사일 등을 제공하고 있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다. 이란은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한다.
이란 행정부의 통제권에서 벗어나 있는 최정예 부대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강경 노선도 미국이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빌 해거티 의원(공화·테네시)은 미 폭스뉴스에 바이든 행정부의 일관성 없는 메시지가 이란을 대담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바다에서 항행의 자유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란에 (홍해를) 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에이드리엔 왓슨 백악관 대변인은 "후티 반군에 대한 이란의 지원이 국제 무역과 해양 안보에 미치는 직접적 위협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을 멈출 수 있는 열쇠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이라고 지적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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