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도 먹을 것도 없다"…가자지구 피란민의 비참한 세밑

입력 2023-12-29 12:06  

"갈 곳도 먹을 것도 없다"…가자지구 피란민의 비참한 세밑
난민촌 밀고 들어온 군대에 다시 쫓겨나…15만명 갈 곳 잃어
구호 트럭 두대에 주민 수천명 몰려…"유일한 희망은 휴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새해가 다가오고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피란민들의 삶은 비참해져만 가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군(IDF)이 주요 난민촌이 있는 가자지구 중부까지 군사 작전을 확대하면서 이미 한차례 집을 떠나온 피란민과 주민 15만명이 오갈 데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최근 가자 북부에서 온 피란민 수만 명이 머물고 있던 부레이즈 난민촌과 누세이라트 난민촌을 포함한 가자 중부 지역의 민간인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유엔에 따르면 이번 대피 명령으로 발생한 피란민은 가자 중부지역 거주민 9만여명과, 앞서 북부 등에서 집을 떠나온 6만여명을 더해 최소 15만명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들 피란민 15만명이 더는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들에게 남쪽으로 더 내려가 데이르 알발라까지 가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유엔(UN)은 이 지역에는 이미 피란민 수십만명이 밀집해 있어 사람들이 더 이동해 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군이 가자 중부에서 군사 작전을 밀어붙이자 주민들은 이를 피해 점점 더 남쪽으로 몰려들고 있다.
목격자들과 하마스 측에 따르면 부레이즈 난민촌 동부 외곽까지 이스라엘군 전차가 도달한 것이 목격됐다고 BBC는 전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톰 화이트 가자 국장은 BBC에 가자 남쪽 라파에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 작은 땅이 더는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밀려오는 피란민 규모에 비해 가자지구에 도달하는 지원의 손길은 턱없이 부족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쟁 이후 이스라엘군의 검문으로 구호 트럭 반입 속도가 현저하게 준 데다 굶주린 피란민들이 구호 트럭을 막아 세우기도 하면서 원활한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CNN 방송은 이날 가자 북부의 한 UNRWA 구호 센터 앞에서 절박한 민간인 수천 명이 구호 트럭 두 대를 둘러싸고 있는 장면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가자지구 주민 약 220만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며 가자의 식량 문제에 우려를 표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우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민간인들의 대피를 돕기 위해 '안전 지역'을 표시한 지도를 나눠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NYT 등에 따르면 민간인들이 대피하라고 권고받은 지역에서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주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날 저녁 가자 보건부는 피란민들이 머물던 라파의 건물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20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오전에는 남부 도시 칸유니스와 중부 마가지 캠프에서 공습으로 50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UNRWA는 NYT에 "어린아이와 아기를 데리고 있는 여성들, 장애인과 노인을 포함해 1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갈 곳이 없게 됐다"며 이들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휴전뿐이라고 강조했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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