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조성진과 송강호를 같은 날 LA에서 만나다

입력 2023-12-31 07:07  

[특파원 시선] 조성진과 송강호를 같은 날 LA에서 만나다
조성진, 거장 주빈 메타와 LA필하모닉 협연…주빈 메타, 조성진 등 두드려줘
송강호, 대표작 상영 회고전서 대담…현지 관객들, 송강호 답변에 연이어 박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2023년 12월 7일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특파원으로 일하고 있는 필자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문화예술인 2명이 동시에 LA에 초청된 날이기 때문이다.
쇼팽 콩쿠르 우승으로 주목받은 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한 조성진과 설명이 딱히 필요 없는 배우 송강호가 같은 시기에 각각 다른 일정으로 LA를 찾았다.
조성진은 이날 LA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에서 87세의 거장 지휘자 주빈 메타, 세계적인 교향악단 LA 필하모닉과 함께 협연했다.
지난해 영화 '브로커'로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아 '세계 최고 배우' 칭호를 얻은 송강호는 같은 날 미국 아카데미재단이 운영하는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의 특별 회고전에 참석해 현지 영화 팬들을 만났다.
특히 조성진은 세계 클래식계에서 존경받는 지휘자 주빈 메타와 나란히 무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그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고령의 지휘자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할 정도로 노쇠해 보였지만, 그의 손끝에서 빚어진 오케스트라 음색은 조화로우면서도 강렬했다.
이날 주빈 메타의 지휘 아래 LA 필과 조성진이 연주한 슈만 피아노 협주곡은 음악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했다.
공연이 끝났을 때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많은 관객이 기립해 경의를 표했다.
주빈 메타는 열정적인 연주를 끝내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조성진을 흐뭇한 눈빛으로 바라봤고, 따뜻하게 등을 두드려줬다.
앞서 필자는 몇 달 전에 조성진의 LA 공연 소식을 접하고 나흘간의 일정 중 첫날 티켓을 예매했는데, 공교롭게도 배우 송강호가 아카데미 측의 초청으로 같은 시기에 LA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휩쓴 뒤 약 4년 만의 LA 방문인 데다 그의 대표작 10여 편을 집중적으로 상영하는 '송강호 회고전'이 열리는 만큼, 그가 현지 관객들과 처음으로 나누는 얘기는 기사화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성진 공연 일정과 날짜가 겹치는 바람에 난감했는데, 다행히 진행 시간이 약간 벌어진 덕에 조성진 공연을 본 뒤,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아카데미영화박물관으로 부리나케 이동해 송강호의 대담을 지켜볼 수 있었다.
관객들은 이미 '기생충'을 한 차례 이상 봤을 법한데도 이날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많이 웃었고 주요 장면마다 다채로운 감탄사를 내뱉었다.
영화가 끝나고 송강호가 무대 위로 들어섰을 때는 열렬한 환호와 함성이 극장을 가득 메웠다. 그의 말이 통역을 거쳐 영어로 전달될 때마다 관객들은 계속해서 박수로 화답하며 배우에게 존경심을 표했다.
개인적으로는 숨 가쁜 일정이었지만, 한국 영화계와 음악계를 대표하는 두 세계적 스타가 세계 문화 중심지 중 한 곳인 LA에서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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