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회장 전망] "이자이익 성장 제한적…상생 최우선"

입력 2024-01-01 06:01  

[5대 금융회장 전망] "이자이익 성장 제한적…상생 최우선"
외형 확대보다 내실 다지기에 중점…이익 변동성 최소화 주력
비금융 서비스 확대 관심…H지수 ELS 손실 배상 문제엔 신중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녹록지 않은 경영 여건 속에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가 1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을 상대로 진행한 신년 인터뷰에서 이들은 금융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비금융 사업 공략을 예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올해 최대 화두 중 하나로 금융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신뢰 회복을 들었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약속했다.


◇ 일제히 '상생'을 화두로…AI 시대 개막도 언급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예년과 달리 '상생'을 올해 최대 화두 중 하나로 꼽았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국민과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금융을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착한 임대인 금리 우대 프로그램, 외식업 및 전통시장 활성화 금융지원 등을 자체 상생 방안으로 제시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상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금융이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이자 부담 완화뿐 아니라 신보 매출 채권 보험 가입 시 보험료 지원, 청년 전세대출 고객 대상 공과금 지원 등의 지원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올해 화두 중 하나로 "금융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들었다.
이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보증기관 특별 출연 확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스마트 결제 기기 지원, 청년 경제 자립 지원 프로그램, 취약계층 저금리 대출 공급과 금리 감면 확대 등을 열거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소상공인 15만명에게 20만원씩 총 300억원의 에너지 생활비를 지원하기로 했고, 소상공인 사업장 컨설팅, 통신비 지원 등의 사업을 함께 실시할 예정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농업인과 농식품 기업 성장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재난·재해 극복 등 농협금융만의 지역사회 기여 역할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인공지능(AI) 활용을 화두로 들기도 했다.
함 회장은 "AI 활용을 위한 역량 확보에 주력하고 ESG 경영도 지속해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AI는 미래 금융의 키 팩터(Key factor)"라며 AI의 전사적 도입과 그룹 슈퍼플랫폼 구축, 데이터 기반 사업·경영 체계 정착 등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 순이자마진 하락 우려에도 '성장 지속' 각오
올해 경영 여건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실을 탄탄히 해 전년 수준의 안정적인 실적을 목표로 하는 분위기다.
함 회장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순이자마진(NIM)과 이자이익의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실적은 성장세가 둔화해 제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안점을 두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도 "금리인하 가능성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 우려와 대출 부문의 신용 위험 증가에 따른 대손 비용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이 손실 흡수 능력을 사전에 충분히 확충했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진 회장 역시 "순이자마진이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생금융 관련 비용 증가가 예상되고 충당금 증가 요인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익, 비용,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전년 수준의 경상 손익 시현은 가능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 회장은 "올해 금융시장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 비우호적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다만 "KB금융은 다각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왔다"며 "이익 변동성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높은 예대마진으로 금융업 전반의 수익성이 높았으나 향후 경영 여건은 상대적으로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 경영 목표를 예년 수준으로 설정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비금융 신사업에 적극적…금융과의 '시너지'가 관건
양 회장은 "KB가 잘할 수 있는 분야인지, 금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인지 등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부동산, 자동차, 헬스케어, 통신 등 4대 비금융 영역을 중심으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함 회장은 "부동산, 모빌리티, 헬스케어, AI, 웹3.0 등을 포함한 다양한 비금융 사업 영역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과 연관성이 높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영역에 대해서는 주도적으로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실행을 추진할 것"이라며 선제적인 파트너십 체결과 전략적 투자도 병행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올해 지주 내 미래성장부문을 신설해 보다 적극적인 비금융 연계·융합 방안을 구상하고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순 제휴 형식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융합·연결 서비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신기술을 보유한 테크·벤처 기업과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회장도 "금융당국의 비금융 업무 허용 정책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비금융 기업의 디지털 채널에 은행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BaaS'(Bank as a Service) 비즈니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회장의 경우 "핀테크, 디지털 기업 등 금융업 발전에 연관된 비금융 회사들에 적정 수준의 지분 투자를 통해 작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최근 출시한 신한 슈퍼 SOL(슈퍼 앱)에 비금융 사업들을 장착해 편의성과 고객 저변을 확대하는 방향을 소개했다.

◇ H지수 ELS 배상 묻자 대부분 "답변 어렵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손실 발생 시 배상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답변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큰 규모의 H지수 연계 ELS를 판매한 KB금융의 양 회장은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현 시점에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고객 배상에 대해 "사안별 상황, 과거 사례, 감독 당국의 가이드라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배상에 관해 명확한 답변을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진 회장도 배상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함 회장 역시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만 했다.
반면, 금융지주 회장들은 한목소리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약속했다.
함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했고, 진 회장도 "장기적으로 총주주환원율 40% 달성을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양 회장과 임 회장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선진화된 주주환원 정책"과 "시장 친화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각각 강조했다.
농협금융의 경우 100% 지배회사인 농협중앙회에 대한 배당이 외부 유출 없이 최종적으로 농축협 및 농업인 조합원들에게 귀속된다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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