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와 포성…같은날 다른 풍경 지구촌 새해맞이(종합)

입력 2024-01-01 16:26  

불꽃놀이와 포성…같은날 다른 풍경 지구촌 새해맞이(종합)
시드니에 100만명 인파…아시아 각지 랜드마크서도 축하행사
독일·프랑스 등 유럽선 경계강화…뉴욕 대규모 행사 채비
전쟁통 가자·키이우는 축하 분위기 찾기 어려워…모스크바도 행사취소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유한주 기자 = 전 세계가 1일(현지시간) 지나간 2023년의 아쉬움은 잊고 2024년 새해가 더욱 밝고 희망차길 설레는 마음으로 기원했다.
그러나 전쟁이 해를 넘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는 불꽃놀이 대신 포성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새해를 맞이한 지구 동쪽 끝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도시의 최고층 빌딩인 스카이 타워를 비춘 레이저 조명, 애니메이션 쇼와 함께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환하게 밝혔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1만3천500발의 형형색색 불꽃이 새해와 함께 오페라하우스의 50주년을 축하했다.
시드니 인구의 5분의 1에 달하는 100만 명이 하버브리지 주변 바닷가와 보트에서 신년을 맞이했다.
전통적으로 음력 새해를 크게 축하하는 중국의 경우 과거 영국과 포르투갈의 통치를 받은 홍콩과 마카오에서 대규모 축하 행사가 열렸다.
홍콩에서는 수만 명의 인파가 빅토리아 항구에 모여 불꽃놀이를 즐겼다.
태국 방콕의 차오프라야 강, 대만 타이베이 101빌딩 등 아시아 각지의 랜드마크에서도 화려한 축포를 터뜨렸다.

유럽에선 신년 행사를 앞두고 축하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긴장감도 흘렀다.
대규모 행사 대신 거리마다 삼삼오오 축포를 쏘는 전통이 있는 독일에선 본격적인 축하가 시작되기도 전에 폭죽 사고로 중상자가 발생했다.
이날까지 수도 베를린에서 경찰에게 폭죽 등을 던진 혐의 등으로 구금된 시민이 200명을 넘어섰고 부상한 경찰관도 15명이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지난해에도 베를린에선 코로나19 기간 금지된 폭죽 관련 규제가 해제되면서 소방차가 1천700차례 출동했고 흥분한 군중이 구조대를 공격하며 부상자가 속출했다.
올해 베를린에서는 4천500명의 경찰이 거리 질서 유지에 나섰고 시내 일부 지역에서는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했다.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등 독일 주요 도시에서는 수만 명이 모인 가운데 불꽃놀이 등 신년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외신이 전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엔 31일 밤 수십만의 인파가 몰려나와 새해를 맞이했다.
파리는 올해 올림픽을 유치하는 만큼 이날에도 이를 테마로 한 불꽃놀이, 조명 쇼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과 관련한 테러 위협이 제기되면서 5천 명의 군인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영국 런던, 에든버러 등 주요 도시 거리에는 새해를 알리는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런던에서는 빅벤의 타종과 함께 드론이 하늘에 '런던, 모두를 위한 곳'이라는 문구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은 커밀라 왕비와 함께 신년 전야 예배에 참석해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미국 뉴욕에선 올해 신년 행사 인파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해 타임스스퀘어에만 수십만 명이 몰렸다.
뉴욕에서 새해를 맞이하려 미국을 찾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레이나 페르민(47)은 쌀쌀한 날씨에 몸을 떨면서도 "(신년 행사가) 보고 싶으니 계속 기다릴 것"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플로리다주에서 온 대학생 사리아 윌리엄스(19)는 "2023년에 저지른 실수를 되돌아보고 올해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고 새해를 맞이하는 소감을 전했다.

경찰은 타임스스퀘어 주변에 완충 지대를 만들어 시위 위험을 차단하고 드론을 띄워 감시를 강화했다.
에릭 애덤스 시장은 유명 가수가 대거 출연하는 축하 행사를 앞두고 "특별한 위협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시내 곳곳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등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이들 대부분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메시지였으나 일부 건물에 설치된 전광판에서는 친이스라엘 성향 문구가 뜨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전쟁 3개월을 앞둔 가자지구에선 새해의 희망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새해 전날도 이곳에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35명이 숨졌다고 의료 당국자가 전했다.
피란민들은 더는 대피할 곳도 없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날도 음식과 물, 지낼 곳을 찾아 헤매야 했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피란을 온 중년 남성 아부 압둘라 알아가는 "올해는 폐허가 된 집터로 돌아가 텐트라도 치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침공한 지 만 2년이 되는 우크라이나의 시민들은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았다.
키이우 시민 테티아나 쇼스트카는 "승리를 기다리고 있고 우리가 승리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선 전통적으로 붉은 광장에서 열리던 불꽃놀이와 콘서트가 2년 연속으로 취소됐다.
전날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가 포격을 받은 것을 계기로 모스크바 외 다른 곳곳에서도 신년 행사가 취소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새해 전날 일요 기도에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국민, 수단 국민과 많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교황은 "무력 충돌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얼마나 많은 파괴와 고통, 빈곤이 발생했는지 자문해야 한다"며 "이들 분쟁에 관련된 이들은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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