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포격현장 출동 계속될지"…우크라 구급대원 우울한 새해

입력 2024-01-02 16:00   수정 2024-01-02 16:02

"올해도 포격현장 출동 계속될지"…우크라 구급대원 우울한 새해
"전쟁 빨리 끝났으면…러시아, 모든 것 파괴하려 해"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제 마음에는 '새해'가 없습니다. 이건 그냥 단어에 불과합니다."
연말에 이어 새해 첫날까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격렬한 교전이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의 구급대원들은 해가 바뀐 올해도 포격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인명 피해를 마주하게 될지를 우려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연말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구급대원들이 새해 첫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떤 잔혹한 현장을 마주하게 될지 두려워하며 교대근무를 서는 모습을 보도했다.
이들은 새해에는 상황이 나아지고 전쟁이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
하르키우는 지난 29일 러시아의 대대적인 공습을 받았다. 러시아는 하르키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퍼부었다.
이 공격으로 하르키우에서 최소 1명이 숨지고 병원과 주거용 건물 등이 파손됐다.
이어 전날 밤에는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하르키우의 주택과 사무실 카페 등이 부서졌다.
구급대원으로 15년을 일했다는 이리나 페스히코바(40)는 이날 교대근무를 하면서 자신의 마음속에 새해가 없다고 우울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생각은 구체화하기 때문에 좋은 것만 생각하고 싶다. 구조 요청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구급대원인 나탈리아 미키텐코(48)은 "아무 일도 없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지난 2022년 2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들 구급대원의 일과는 전쟁터에서 병사들을 돌보는 것이 되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이들은 최전선에서 다친 병사들을 인근 병원으로 옮기는 일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 병사 중에는 팔이나 다리가 없는 부상자들도 있었다.
포격이 늘어나면서 병사들은 몸 여러 군데를 파편에 찔리기도 했다.
페스히코바는 거대한 폭탄이 터진 지점과 불과 270여m 떨어진 곳에 있었던 적도 있다면서 "처음에는 매일 포격 현장에 나갔다. 모두가 이 모든 것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식들이 유럽 내 다른 국가로 떠나버려 돌봐줄 사람이 없는 노인들로부터도 도와달라는 전화가 많이 온다고 한다.
구조 요청이 오면, 구급대원들은 2분 안에 센터를 떠나 10분 이내에 피해자가 있는 곳에 도착해야 한다. 제시간에 도착할지는 도로 상황에 달려있지만, 최근에는 포격이 반복되면서 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페스히코바는 "적이 무슨 짓을 할지 예상할 수 없다"며 "러시아는 모든 것을 파괴하려 한다"고 한탄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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