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권익옹호' 멕시코 사파티스타 무장봉기 30주년

입력 2024-01-03 01:23  

'원주민 권익옹호' 멕시코 사파티스타 무장봉기 30주년
3일간 기념행사…"원주민 이슈 부각 유산 남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원주민 권익옹호를 목표로 조직된 무장단체인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LN)이 무장봉기 3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열었다.
2일(현지시간) 라호르나다와 엘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일간지에 따르면 EZLN 지지자들은 남부 치아파스주(州) 오코싱고 한 산악지대 마을에 모여 1994년 대규모 봉기 30주년을 기리며 새해를 맞이했다.
EZLN 상징인 검은색 발라클라바(눈을 제외한 나머지 얼굴 부위와 머리, 목 등을 감싸는 용품) 또는 마스크를 착용한 참가자들은 음악에 맞춰 총기 대신 나무 막대기를 두드리며 행진했다.
행사에는 '마르코스 부사령관'으로 알려진 EZLN 전 핵심 지휘관도 참석했다. 그는 호소력 있는 연설로 EZLN의 아이콘처럼 여겨지던 인물이다.
멕시코 당국은 나중에 그의 신원을 '1957년생 라파엘 세바스티안 기옌 비센테 멕시코 메트로폴리탄자치대 전 교수'라고 확인했다.
빈곤 주민 비율이 비교적 높은 치아파스를 거점으로 하는 EZLN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일인 1994년 1월 1일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서양 자본에 의해 수탈당하고 있다"며 원주민 해방을 선언하고 정부에 선전포고를 했다. 이후 12일간 무장봉기를 이끌었는데, 정부군과의 충돌로 수십명이 사망했다.
당시 이 봉기는 전 세계 진보좌파 계열의 큰 관심을 불러왔다.
마르코스 부사령관은 쿠바 혁명가인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와 비교되기도 했는데, 특히 그는 당시로선 혁명적 방식이었던 온라인을 통한 EZLN 이념 설파로 '한 손에는 총, 한 손에는 랩톱 컴퓨터'라는 표현으로 서술되기도 했다.
EZLN은 1996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기도 했으나, 요구 사항인 자치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현재 구성원들은 호전성을 대부분 잃었고, 자율 촌락을 구성해 생활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사파티스타라는 명칭은 멕시코 혁명 당시 남부 해방군 사령관이었던 에밀리아노 사파타의 이름으로부터 나왔다.
EZLN 정신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그 유산은 인정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멕시코 작가인 후안 비요리오는 AFP통신에 "이들의 봉기 전에 멕시코에서는 원주민 문제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며 "(EZLN 출현 후) 이제 우리는 원주민들의 언어와 그 문화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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